▲씨알사상가 박재순의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겉표지 |
저자는 1부에서는 독립운동가 안창호와 오산학교를 세운 이승훈, 우리말로 철학을 한 유영모와 함석헌, 그리고 판자촌에 들어가 민중(씨알)과 함께 산 제정구와 정일우의 삶 그리고 씨알사상의 관계를, 2부에서는 씨알사상과 평화, 통일, 섬김 등을 다룬다.
먼저 1부에서 저자는 우리의 근현대사를 동서 문명의 만남과 민주화 과정, 민중이 주체적으로 깨어나는 과정으로 진단한다. 실학, 개화파. 동학,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등의 사건에 민(民)이 새로운 나라에 대한 미래상을 가지고 주체로 깨어 일어난 났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특히 독립협회 관서지부 창립을 주도하고, 만민공동회에서 명연설을 남긴 안창호를 민중과 하나 되고, 민족의 마음으로 끝까지 살아간, 씨알사상의 원조로 새롭게 주목한다.
신민회 평안북도 책임자였던 남강 이승훈은 1907년 안창호의 강연을 듣고감동을 받았고, 오산학교를 세워 교육운동을 펼쳤다. 저자에 따르면, 이승훈은 15세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동양 철학과 생명 철학을 탐구했던 그는 50세에 이르러 다시 기독교 신앙을 깊이 체험한 후 우리말, 우리글의 한국 철학을 정립했다.
한편, 함석헌에 대해 저자는 함석헌이 우리 민족이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과학주의, 기독교 정신을 받아들여 사대주의, 신분질서, 숙명론의 잠에서 깨어나는 흐름 속에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썼으며, 민이 하나님의 자녀이고 하늘 생명의 씨앗임을 밝혔다고 본다. 저자는 이어 씨알사상의 실천적 귀결이로 제정구와 정일우의 삶으로 조명한다.
2부에서는 먼저 약육강식과 무한경쟁이 우리의 관계를 장악한 듯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서로 섬기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는 점을 확인한다. 저자는 서로 주체가 되어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살아가자는 실천적이면서도 영성적인 철학인 씨알사상은 손님이 주인 노릇을 했던 우리의 20세기를 넘어서서 타자를 중심 삼지 않으면서도 나의 주체성과 너의 주체성을 서로 살리는 철학을 소개한다.
예수운동은 생활나눔 운동이었다. 빈민이든 부자든 다 어울려서 하는 거였다.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나누는 운동이다. 작은 냇물이 큰 강물이 되듯이 낮은 단계애서 시작해서, 처음에는 작게 하지만 나중에는 다 함께 흘러가는 운동이 돼야 한다. 작은 것을 나눔으로써 서로 연대하고 한 길로 가다 보면 큰 길이 열려서 모두 함께 갈 수 있다. 이것이 씨알생명나눔 운동이고, 씨알세상 새누리의 출발점이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