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당회장 오정현 목사

수천억대 규모의 교회 재건축으로 교계 내 빈축을 샀던 사랑의교회의 당회장 오정현 목사가 이번에는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목회자가 갖춰야 할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사랑의교회 내부자 옥모씨가 오 목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문제 삼은 것이 발단이 되어 사랑의교회 당회 내 TF팀까지 구성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TF팀을 이끌고 있는 조사위원장 권영준 장로(경희대 교수)는 지난 1월 31일 당회원들에게 지난 7개월 간의 연구 조사를 바탕으로 한 조사 보고서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포된 조사 보고서는 오 목사가 지난 1998년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현 노스웨스트대)에서 받은 박사 학위(Ph.D) 논문 ‘Disciple Making Preaching in the Light of New Testament : An Exegetic-Homiletical Study’의 대필 및 표절 유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보고서에서는 조사가 개시되자 오 목사가 조사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대필이나 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언까지 했다고 적혀있다.

조사 보고서는 또 당회원들에 보낸 메일에서 오 목사가 "목회자에게는 인격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이는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서 개인만의 가치가 아니다"라며 "포체프스트룸 박사학위 논문은 본인의 신앙 양심에 비추어 한 점 부끄럼없이 진행되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학위 논문은 본인이 직접 영어로 작성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 당회 TF팀이 논문이 표절된 것이라는 증거를 제시하기에 이르자 오 목사는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김진규 교수(백석대)가 오 목사의 논문이 미국 바이올라대학 마이클 윌킨스 교수의 ‘Following the Master’를 표절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출한 데 이어 원 저자인 마이클 윌킨스 교수 역시 해당 논문이 자신의 저서를 표절했음을 확인하는 답장 메일까지 보내 온 것.

당시 윌킨스 교수는 오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의 △자신의 저서와 놀랄만큼 유사하다고 했으며, △오정현 목사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저서를 인용하거나 표절해도 좋다는 그 어떤 허락도 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오 목사에게 포체프스트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내 책을 표절해도 좋다는 그 어떤 허락도 한 적이 없고, 본인은 그런 대학을 잘 알지 못한다고 했으며, 덧붙여 "학문의 세계에서의 이와 같은 표절은 암적 존재로서 학생들이거나 학자들이거나를 막론하고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자신은 그 어떤 노력도 다해왔다"고 했다.

원 저자의 답 메일을 통해 논문 표절 부분이 확인되자 "윌킨스 교수와 잘 아는 사이고 저서 인용을 미리 허락받았다"라고 하다가 "바이올라대학 총장을 통해 윌킨스 교수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다시 말을 바꾸는 등 오 목사가 진술을 번복했다고 TF팀의 조사 보고서는 전했다. 덧붙여, 오 목사가 김균진 교수가 논문 표절이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재수정해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니 표절 의혹은 사라질 것"이라는 진술도 했음을 확인했다. 스스로 표절 부분을 확인한 셈이다.

표절 시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 목사는 자신이 말한 바와 같이 원 논문을 수정한 논문을 조사위원장에 제시했다. 그러나 조사 보고서는 "Acknowledgement 페이지를 살펴보았더니 문장을 바꿔치기 하면서도 그 작성연도가 1998년도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고 했으며, 또 수정(세탁)된 논문에 기재된 지도 교수 2인의 서명이 진짜가 아님을 지적했고, 오 목사가 죽었다고 말한 한 교수의 서명이 기재된 것도 문제 삼았다. 2012년 7월 13일 당회회의록에 의하면, 경과보고 중 오 목사는 1998년도 박사학위 논문의 지도교수 2명 중 한 분이 살아 있다고 진술했는데 죽었어야 할 다른 한 교수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조사위원장 권영준 장로는 "오정현 담임목사가 담임목사직을 걸고 결백을 주장한 박사학위 논문표절 등에 대한 조사결과 보고 및 "동 담임목사직의 사임 표명"의 조건인 "박사학위논문에 대한 표절 등 부정직한 증거가 무수히 발견됨"에 따른 후속절차(담임목사님의 임면에 관한 사항)의 처리를 위해 정관의 시행에 관한 규정 제6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그동안의 제반 조사결과 및 증거자료들, 즉, "오정현 담임목사님의 박사학위논문 표절 등 문제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당회원에게 배부하고 운영장로회와 사역장로회에 보고하여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한 후 당회를 소집해 당회에서 이를 처리하여 줄 것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TF팀의 움직임에 사랑의교회 젊은이선교정보연구센터 고직한 선교사도 힘을 실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오 목사가 TF팀의 권면을 받아들이지 않은 행동을 지적했다.

고 선교사는 특히 오 목사가 TF팀의 조언을 듣지 않고 "모든 장로들과 함께 의논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에 "당회가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은 형식논리적을 맞다"면서도 "오 목사는 정면돌파하겠다고 한 것이나 이것은 정면돌파가 아니라 정면파괴요 정면 자살폭탄 행위"라고 전했다.

고 선교사는 끝으로 오 목사에 대해 "자신이 십자가를 지는 길을 내던지고 말았다"며 "자신이 죽어야 결국은 살게되는 것을 외면한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다는 교회가 풍비박산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져야할 십자가를 져야했던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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