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웰비 주교 ⓒ성공회 교무원 |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57) 주교가 4일 영국성공회 및 세계 성공회연합 수장의 의미를 갖는 캔터베리 대주교직에 올랐다. 8천만 성공회 신도들을 대표하게 된 웰비 주교가 동성결혼 등을 놓고 양분된 성공회 공동체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대주교직을 합법화하는 이번 '선출 확인' 예식은 영국 의회가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표결하기 바로 전 날 열려 더욱 주목됐다. 영국 보수당 연립정부는 동성커플도 이성부부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획득하게 하는 법안을 제시했으나 집권 보수당원 절반 이상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양분 구도를 만들고 있는 상황. 영국 및 세계 성공회 공동체에서도 동성결혼은 ‘뜨거운 감자’다.
웰비 주교는 결혼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월요일 예식 후 그는 이번 표결이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겠다”고 언론에 밝히면서도, 그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웰비 주교는 105번째 캔터베리 대주교이며, 전임자는 현 케임브리지대학교 모들린컬리지 학장으로 있는 로완 윌리암스다.
공식 취임식은 내달 21일 캔터베리대성당에서 열린다.
웰비 주교는 나치 치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독일계 유대인 아버지와 성직자 가문의 영국 어머니에게서 1956년 태어났다. 20대 중반부터 11년간 석유회사와 유전탐사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더럼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37세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세계 성공회 공동체는 여성 주교 허용을 두고도 양분된 상황이며 웰비 주교는 여성 주교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