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정 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베리타스 DB |
화통위는 성명에서 ‘WCC 공동선언문’의 내용 중 ‘공산주의를 반대한다’고 명시된 점을 지적하고는 "이념과 사상이 같지 않아도 서로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에큐메니칼 신앙"이라며 이 문서에 서명한 공동서명자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라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화통위는 지난 세월 NCCK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던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WCC 10차 부산 총회가 한반도의 분단과 대결을 화해와 치유로 이끄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제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부정하는 공동선언문은 마땅히 폐기되어야 하며, 김삼환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이를 선언하여야 한다"고 했다.
화통위는 이어 다른 공동서명자 중 한 사람인 WCC 준비위 집행위원장 NCCK 김영주 총무가 지난 4일 집행위원장직 사임을 밝힌 데에 "늦게나마 한국교회를 위한 용단으로 환영한다"고 밝히고는 김삼환 목사에게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 WCC 준비위는 "에큐메니칼 신학을 따라야 함"을 강조했으며, 이를 통해 "(NCCK)회원 교회들의 균등한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 길만이 WCC 총회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한국교회가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WCC 준비위의 최고 기구로 알려진 상임위원회는 김영주 NCCK 총무의 집행위원장직 사임 이후 현재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를 위시한 보수교회/단체들은 홀로 파기선언을 한 김 총무를 겨냥해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WCC 준비위는 이제껏 김삼환 상임위원장-조성기 사무총장 체제로 운영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집행위원회는 다만 윗선에서 내려온 지시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사업을 집행하는, 이른 바 머리가 아닌 수족 역할을 하는데 그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WCC 준비위가 이 같이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띠게 된 데에는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며 감시의 기능을 갖고 있는 실행위원회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