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치닫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민족 사이의 분쟁을 판가름해 주시고 강대국 사이의 시비를 가려주시리라. 그리 되면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칼을 빼어드는 일이 없어 다시는 군사를 훈련하지 아니하리라. (미가 4;3)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갈수록 첨예화되는 남북한의 갈등과 국제 사회의 강경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하루빨리 남북한과 국제사회가 일촉즉발의 위험을 넘어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은 남북한과 국제사회 모두 극한 감정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해결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최근 북한은 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백지화와 판문점 대표부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하였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하여 강경 대응 입장을 천명하면서 한반도에는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남북기본합의서’(1991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1988년)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비전선언’(2010년)에서 휴전선 양쪽 40km 안에서의 군사훈련 금지 합의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언제든지 군사충돌이 가능한 한반도의 현실을 직시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조 위에서 우리는 오늘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합니다.
1. 남북한은 모두 지난 60년 동안 정전협정을 위반해 왔다는 점을 시인하고 지금이라도 정전협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2. 북한은 정전협정 백지화선언을 철회해야 합니다. 이는 휴전 합의를 무효화하고 이 땅에 다시 전쟁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매우 불행하고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3. 한국 정부는 한반도 위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 등 한‧미 군사 합동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4. 남북 정부는 한반도의 갈등을 부추기는 모든 행위를 정지하고, 대화 채널을 당장 복원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최고 당국자의 만남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5. 남북 정부는 정전협정 60주년의 해를 맞아 전쟁을 잠시 쉬는 현재의 상태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합니다.
6. 국제사회는 그 동안 북한에 대한 강경 제재안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숙고하고, 남북한 화해를 위한 중재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부활을 예비하는 사순절을 지내는 한국 기독교는 이 땅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염원 위에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사명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3년 3월 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화 해 통 일 위 원 회
위 원 장 조 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