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즉위식 후 처음으로 부활절 강독 메시지를 낭독했다. 교황은 31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서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 분쟁 지역의 평화를 기원했다.
교황은 먼저 "정치적인 다툼으로 얼마나 많은 피와 희생이 따랐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큰 희생이 있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리스도를 통해 온 세상에 평화를 청한다"고 전하며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의 평화를 희구했다.
교황은 특히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에 대해 "아시아,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면서 "한반도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의 정신(spirit)이 자라나기를 빈다"고 바랐다.
또 중동 분쟁과 관련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오랫동안 계속하고 있는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용감하게 협상을 다시 시작하길 빈다"고 했고, "이라크에서도 폭력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아울러 교황은 아프리카에서의 말리의 내전이 종료되길 원했고, 나이지리아와 콩고에서도 전쟁과 테러의 위협이 사라지기를 염원했다. 이 밖에 종종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 단체의 납치와 인신매매에 대해서는 ‘21세기 노예제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교황은 앞서 지난 28일(현지시각) 즉위 이후 첫 ‘성 목요일’을 맞아 ‘세족식’을 행해 전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사제, 남성에게만 해주던 관례를 깨고, 범죄를 저지른 소년원생 12명의 발을 씻기는 격식파괴 행보를 보인 것이다.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청소년 교정시설인 카살 델라르모 소년원을 찾아갔고, 그곳에 수용된 이들 가운데 12명을 찾아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 일일이 발을 씻겼고, 입맞췄다.
이들 12명 중에는 여자 소년원생 2명과 무슬림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이 남자도 아닌 여자를 또 무슬림을 그리고 소년원생들의 ‘세족식’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교황의 행보에 탐탁치 않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