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안을 둘러싸고 한기총을 위시한 개신교 우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법안에 담긴 차별금지항목 중 ‘동성애’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개신교 우파는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에서의 교훈 등 성서의 내용을 근거로 ‘동성애=죄’라는 편리한 도식을 이끌어 내어 ‘동성애자가 차별 받지 않는 사회’가 아닌 ‘동성애자 없는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동성애’ 이슈에 대한 개신교 좌파의 목소리가 부재한 가운데 제야 연구단체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동성애 반대 운동에 목숨을 건 한국 개신교 우파의 성(性) 정치학을 분석, 동성애 혐오증에 걸린 한국 개신교 우파의 속내를 드러내고자 한다. ‘동성애’ 이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는 것이다.
연구소측은 ‘후기-과대남성적 개발주의’(post-hypermasculine developmentalism) 시대의 도래와 1990년대 말 경제 악화는 ‘헤게모닉 남성성’(hegemonic masculinity)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저항을 생산해냈다며 "동성애자는 이러한 헤게모닉 남성성을 위기에 빠뜨리는 하나의 상징적인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개신교 우파가 그토록 동성애자에 대해 증오하고 공격하는 것은 이러한 헤게모닉 남성성의 도전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연구소측은 "만약 헤게모닉 남성성이 위기에 빠지게 된다면, 한국 개신교의 신앙적 기조의 하나인 성별(gender) 위계질서가 바닥부터 흔들릴 수 있고, 나아가 이것은 성(性)을 통제함으로써 구축되었던 한국 개신교 체제 전체를 내파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이번 포럼은 바로 이와 같이 한국 개신교 우파의 동성애 반대 운동에 담겨 있는 성 정치학적 의미를 다루고자 한다"며 포럼 취지를 밝혔다.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서대문 한백교회 안병무홀에서 열리는 금번 포럼은 ‘동성애 반대 운동을 통해 본 한국 개신교 우파의 성(性) 정치학’이란 제목으로 열릴 예정이며, 발표자로는 김나미 교수(미국 스펠만대학교, 철학/종교학)가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