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어선 교세 확장 치중과 헌금 강요 행위가 비기독교인들은 물론이고, 기독교인들 사이에서의 불신 마저 낳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오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전병금 목사, 이하 한목협)의 주최로 ‘한국 기독교인의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는 주제로 열린 <2012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조사 결과’ 발표에서 감신대 이원규 교수(종교사회학)는 이 같은 점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한목협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의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각각 1,000명을 7대 도시에서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해 1개월간 개별면접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 종교인구 파악을 위한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체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의 위상 및 평가> 조사 결과 기독교 비판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지도자의 자질이 떨어지고 개인적인 영적 문제에 해답을 주지 못한 점 △교세 확장에만 관심이 있고, 지나치게 헌금을 강요하는 점 등을 들었다. 이 교수는 "교세 확장에 치중하고 헌금을 강요한다는 데는 기독교인들도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담임 목회자 만족도 회귀 분석 조사 결과 |
비기독교인들 사이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밑돌았다. 비기독교인들 사이 목회자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기준은 도덕성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뢰도 순은 천주교, 불교, 기독교로 기독교가 가장 낮았다. 조사에 따르면 비기독교인의 교인 신뢰도는 19.8%, 목회자 신뢰도는 23.6%, 교회 신뢰도는 28.5%에 불과했다. 불교인과 비종교인의 경우 기독교 신뢰도는 더욱 낮았다.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 들 중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짙었다. 기독교인 다수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목회자 납세 문제에 대해서는 절반 정도만 찬성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교회 세습 문제에 있어서는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반대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로는 △팽창주의(성장 제일주의) △교파분열 △목회자의 낮은 도덕성 △개교회주의 △세속화 등으로 나타났다.
앞서 조사된 <담임 목회자 만족도 회귀 분석>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요즘 교인들은 목회자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권위주의적이지 않음’(26.2%)을 꼽았다. 지난 2004년 조사시에는 ‘리더십’과 ‘설교 능력’이었던 점을 돌아볼 때 목회자와의 관계성이 목회자 만족도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음이 새삼 확인됐다. 그 다음이 ‘나에 대한 이해’였으며 , ‘설교 능력’, ‘지도력’, ‘물욕 없음’, ‘행정 관리’ 순이었다.
▲<신앙의식> 조사 결과 기독교인의 경우 내세 보다 현세지향적 경향이 뚜렷하게 증가했음이 나타났다. |
한편, 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진행된 <신앙의식> 조사 결과 기독교인의 경우 내세 보다 현세지향적 경향이 뚜렷히 증가해 세속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교수에 따르면 기독교인의 경우 신앙의 이유가 ‘구원, 영생’이라는 응답은 1998년 41.7%에서 2012년 38.8%로 낮아진 대신에, ‘건강, 재물, 성공 등 축복’이라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6.5%에서 18.5%로 높아졌다. 내세 만큼이나 현세적 축복을 바라는 종교인들의 신앙 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에 이 교수는 물질주의 만연과 세속화 현상을 반영해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종교현황> 조사 결과 △한국의 종교인 비율은 1980년대 급격히 증가했고, 1990년대 완만히 증가하다가, 2000년대는 정체현상을 보였고, 최근에는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종교별로는 천주교만 계속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불교는 감소하고 있으며, 기독교는 정체되어 있다 △기독교는 수도권(서울 27.9%, 인천/경기 26.9%)과 호남(24.7%)에서 교세가 강한 반면, 영남권(대구/경북 13.5%, 부산/울산/경남 14.3%) 및 강원(14.0%)에서는 매우 약하다 △교육별로는 기독교인의 학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재 이상’의 종교인은 기독교 24.8%, 천주교 10.9%, 불교 15.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