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본부를 장악한 김국도 목사 ⓒ베리타스 |
특히 당장 내일이라도 결재 서류를 들고 찾아 오는 감리교 목회자들이 김국도 목사 행정부를 신뢰하고, 서류를 맡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김국도 목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 직인을 사인으로 대신해 행정 업무를 처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 의거, 부득이할 경우 감독회장 직인 대신 감독회장의 사인으로도 결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사회법으로부터 감독회장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 받지 않은 김국도 목사의 사인이 과연 법적인 효력을 발생할 수 있느냐는 교단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회의 실적 재산 그리고 대출 운용 등이 감독회장 직인에 달려있어 감독회장의 직인이 빠져 있는 모든 서류는 법적인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다. 이 직인은 신경하 전 감독회장으로부터 이를 인수한 고수철 목사가 보관하고 있었으나 최근 분실하고, 새 도장을 팠다.
이 직인 분실 사건에 대해서도 김국도 목사측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우리가 직인을 훔쳐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직인이 분실된 뒤 사용한 측이 범인 아니겠냐”며 “우리는 가져간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본부 출입을 제지 당한 고수철 목사. 향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
이에 고수철 목사측은 김국도 목사측이 물리력을 동원해 감리교 본부를 점거한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죄 등으로 사회법에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고수철 목사는 통화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본부를 점거한 것에)용납될 수 없는 불법이다”라고 했다. 더불어 고수철 목사측은 현재 고수철 목사가 사용하는 직인 만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회법이 아닌 사회법을 고집하는 고수철 목사측도 교단 내 카리스마적 리더십 부족이란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얼마 전 첫 공식 감독회의라며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 참석했던 감독들이 고작 몇명에 불과했다는 것은 이런 고 목사의 리더십 결핍을 반증해 주고 있다.
한편, 김국도 목사측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이제껏 하지 않았던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공격적인 고소, 고발 조치가 아니라고 하지만 대응을 하겠다는 말인 즉 고수철 목사와 법적 공방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바꿔말하면 고수철 목사측과 대립각을 세우며 감리교 행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말인데 고 목사측과 화해와 협력 구도 대신에 대립 구도를 견지할 경우 계속되는 교단의 분열 사태를 무슨 수로 감당해 낼 것인지에 관해 교단 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외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교단의 한 관계자는 “연합활동을 할 때면 교단 문제 때문에 낯 부끄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돼 감리교가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하루 속히 감리교가 정상화 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김국도 목사와 고수철 목사가 아닌 제3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지난 4개월 간의 분열 사태가 이제는 두 지도자들의 리더십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자칫 교단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감독회장 선거 사태를 일단락 짓기 위해서라도 두 지도자의 한 걸음 양보가 절실할 때라는 주장이 교단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