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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하나님의 온 집안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오늘의 성경본문(히브리서 3:1~6) 히브리서 3장 5절에는 하나님의 ‘온 집안’(whole house)라는 말이 있다. 하나님은 우주라는 한 큰 집을 지으시고 각 도성에 민족들이 흩어져 살게 허락하셨다.(행 17: 28) 하나님은 아브라함이라는 한 사람을 선택하셔서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을 세우셔서 야훼 하나님이 천지창조의 유일신 하나님임을 온 인간에게 알게 하여 온 인류가 복을 받게 하셨다.(창 12:3)

그리하여 아브라함은 가는 곳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제단을 쌓았고 그 하나님을 경배하고 섬기는 본을 보이게 되었다. 아브라함의 후사인 이스라엘 민족의 한 집안이 애굽땅에서 종 노릇을 하고 있었을 때 모세를 시켜서 그 백성을 건져내게 하셨는데 모세는 하나님을 섬길 장막을 짓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일의 율법과 제도를 자세하게 만들어서 실천시켰다. 이렇게 하여 모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온 집안을 위한 일꾼 노릇을 하였다고 히브리서 기자는 말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모세는 하나님이 장차 세우실 다른 한 큰 새 집에 대하여 미리 증언해 주는 증인 노릇도 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실로 모세는 장차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와서 하나님의 온 집안의 주인, 곧 하나님의 집의 통치자가 되어서 다스릴 것을(롬 8:17) 미리 보여줄 만한 훌륭한 기적적인 사건들을 많이 행한 사람으로도 훌륭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집안인 이스라엘 민족이 아브라함의 믿음과 그로 인한 구원의 축복을 전할 사명을 바르게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죄과를 많이 범해서 하나님의 진노를 여러 번 받았다. 실로 모세의 자리에 올라 앉을만한 인간이 이스라엘 집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파 사람들과 사두개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은듯이 행세했을 때 예수님이 그들을 질타하셨다. 또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자만하고 있던 당시의 유대인들을 보시고 예수는 아브라함이 아니고 거짓말쟁이들의 자손들이라고 질책하였다.

그리고 이 때 하나님의 집안의 한 권속이 되는 유대인들 사이 분열과 분쟁이 심해 마치 사탄의 집안처럼 되어서 망할지도 모른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독선과 배타심이 심해서 분쟁을 조장하였고, 사두개인과 랍비들은 성경과 율법의 문제를 가지고 분쟁을 일삼고 있었다. 진보주의자들은 세속화 되어 있었고, 레위인들은 세습적인 직업의 특권을 누리고 있으면서 이들이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되고 학대받던 하나님의 집안의 백성들을 돌보지 못했다.

그리고 다윗의 왕국을 회복하겠다는 정치 운동가들은 무력으로 로마에 대항하면서 민중을 동원한 메시야 운동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양이 되었다. 아브라함의 유일신 믿음과 모세의 율법으로 거룩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의 집안이 마치 사탄의 집안처럼 되고 의와 인과 신을 버렸다고 예수님이 말씀하셨고,(마 23:23) 사도 바울은 육신이 미약해서 죄를 짓지 않게 할 수 없었고(롬 8:3) 모세의 얼굴의 빛이 이제 가리워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율법 선생들은 그것을 가르치면서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지나치게 분석해서 설명한 탓으로 사람들이 죄를 많이 알게 되고 오히려 죄를 짓는 정욕까지 일으켜 주었다고 말하였다.(롬 7:5)

예수님은 율법주의자들이 안식일에 시장한 사람들이 밀 이삭을 잘라 먹는 것까지 죄라고 간주하여 정죄하는 것을 보시고 반론을 펴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더 크고 새로운 하나님의 집을 세워서 옛 이스라엘인의 집도 새로 고치고 만민이 구원을 받고 같이 지낼 수 있는 집 곧 ‘하나님의 나라’의 집을 지으셨다.

하나님은 이 일을 위해 먼저 세례 요한을 보내셔서 요단 강에서 그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고 외치고 그 나라 그 집에 권속이 될 사람들의 죄를 씻기는 세례를 배풀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이 그곳에 왔을 때 그를 하나님의 아들(어린羊)이라고 소개하고 그 나라의 왕이 되신 것을 상징해 그의 머리에 요단강 물을 부었는데 그 물은 옛날 제사장이 왕의 머리에 붓던 기름과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또 예수님은 제자들을 뽑고 많은 추종자들을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삼고 옛 이스라엘 집안 보다 더 큰 하나님 집을 세우기 시작하셨다. 그리하여 세속적인 정치력이나 폭력으로 옛 다윗 왕국을 회복하려는 열심당과 같은 사람들이 많이 살던 갈릴리지방에서 먼저 하나님 나라 사역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양처럼 먹이고 키워서 작은 양 우리를 먼저 만드시면서 팔레스타인 밖에 다른 곳에도 자기의 羊우리가 있게 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요 10:16)

그는 이 일을 위하여 12 제자들과 그들 밖에 더 많은 사람들이 땅끝까지 가서 자기의 구원의 복음을 전해서 하나님의 집의 권속을 확장해 가게 사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하나님의 집은 이 지구를 덮을만큼 커졌고 그 집의 권속들은 구름 떼와 같이 많아졌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하나님의 이 집안의 권속들과 지파들 사이에 여러가지 원인으로 분열이 생겨 분쟁하고 반동하기까지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집안의 화합과 일치가 없어져서 세상이 내세 보다 가까워질 때 믿는자를 볼 수 있을가 하고 염려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기억될 만큼 우리는 하나님의 집안을 땅에서 확장하기 위해 사역하던 사도 바울의 교훈을 되새겨 보게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羊무리 되는 교회와 신자들의 분열을 막고 하나가 되도록 가르치기 위하여 그는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했다. 그가 사용한 몸이란 말 헬라어, 소마(Soma)는 인간학적으로 해석하면 사람의 내면의 정신이나 생각과 뜻이 육신(Sarx)과 합친 말이다. 즉 몸은 한 사람의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고 화합된 것을 의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그의 생명과 그가 가르친 복음의 정수가 교회를 통해서 밖으로 지상에 그대로 올바로 드러나고 하나님의 온 집안이 평화롭게 되고 그 사명을 다하게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울이 사람의 몸에는 역할을 달리하는 여러가지 다른 지체가 있다고 한 말은 한 집안에 금 그릇, 은 그릇 또는 나무나 질 그릇이 있다고 한 말과 같이 하나님의 집에는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는 말이 된다. 교회의 제도나 교리가 다소 달라도 본래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진리를 나타내는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생긴 것인데 내 교회만이 진짜 교회(true church)라고 생각하는 착각이 교회의 일치와 평화를 해쳐서 협력이 잘 되지 않았다.

1948년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창설될 때 발표한 선언문에서 "우리는 다 함께 있기를 원한다"라고 말하였다. 흩어져 있지 말고 함께 모여서 친교도 하고 서로 같고 다른 점도 솔직하게 이야기 해서 일치를 찾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가 일치의 본체임을 확인하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며 우리의 구주시다"라는 신앙고백을 WCC의 일치된 고백이 되었다.

그리하여 WCC의 350 회원 교파와 교단들은 다 같은 하나님의 집의 지체들로서 크고 작고 간에 교파나 교단이나 어느 누구도 그 집의 왕 같은 존재가 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에 올라 앉을 수 없고 그저 모세처럼 충직한 일꾼으로 봉사해야 할 것이며 일꾼 중에서도 어느 누구도 모세의 자리에 앉은 것 처럼 행세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 WCC의 총회의 모임은 모든 하나님의 권속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에 감사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바울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유월절 축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금년에 한국에서 모이는 모임도 한국교회의 유월절 축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본 글은 지난 5월 3일 오후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주최한 ‘WCC 영성과 한국교회’란 주제의 포럼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시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가 전한 설교문 전문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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