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섭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총무 ⓒ개인 페이스북 |
지난 3일 WCC 부산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금 총무는 "상호 이해를 위한 종교간의 대화는 특별히 기독교가 소수로 박해받는 상황이나 종교간의 분쟁이 있는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선교 의제"라며 "사도 바울의 아레오바고 설교에서 볼 수 있듯이 기독교가 세계종교로 첫 발을 내딛을 시기부터 타종교와의 대화에 열려 있었다"고 반박했다. 기독교의 기원 조차 타종교화의 관계, 나아가 대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었다.
한국 선교역사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짚었다. 그는 "1907년 언더우드 선교사는 경북 봉화의 5일 장터에서 지역 유학자 대표들과 기독교의 하나님과 유교의 상제의 신개념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그 대화를 통해 그 지역의 대표적 양반가인 인동 장씨 가문이 복음을 받아들여 문촌교회가 세워지고, 의성 김씨 가문에 의해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척곡교회가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보수 교단이 주장하는 그것처럼 ‘종교간 대화’를 ‘종교 다원주의’로만 이해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이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종교간의 대화에는 여러가지 차원이 있다"며 "지금 한국교회가 성장의 침체기를 맞고 있는데 많은 젊은 세대는 개신교의 타종교에 대한 무례와 공격적 태도를 비판하며 이는 전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 다원사회에서 타종교를 대화의 파트너로 여기지 않는 개신교의 배타적 선교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현재 타종교와의 관계와 선교에 대한 WCC 전도위원회의 공식 입장도 확인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택사스의 산 안토니오에서 개최된 1989년 세계선교대회는 기독교와 타종교의 관계에 대한 일치된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명을 세 문장으로 요약하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 그 어떤 구원의 길도 증거할 수 없다 △동시에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에 대해 어떠한 제한도 둘 수 없다 △이 두 가지 확언 사이에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긴장이 있다 등이다.
한국 보수 교단은 이 성명을 "WCC가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주장한다"는 논리의 전거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이에 금 총무는 "하나님의 구원을 자기들만이 독점하고 있다고 믿는 교파 안에는 어쩌면 참된 구원이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면서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에 의해 소유되는 것이 아니라, 값없이 베푸시는 그분의 은혜이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했다.
※ IRM(International Review of Mission)은 세계교회에서 가장 권위있는 선교 학술지로, 선교학의 교과서로 통하고 있다. IRM은 1910년 영국에서 열린 에든버러 선교대회의 결과물로 1912년 1월 창간됐으며, 현대 선교학의 주제와 담론을 생산하고 연구하고 토론하는 장의 역할을 해왔다. 지난 100년간 393회를 발간하면서 4000여 편의 논문과 2000여 편의 서평, 선교학 참고문헌 목록 등을 세계교회에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