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팔레스타인 선언문(Kairos Palestine)’ 작성자 중 한 사람인 미트리 라헵 목사가 방한 강연에서 오늘의 팔레스타인의 상황이 20년 전 보다 더 나쁘다는 의견을 내 이-팔 분쟁의 심각성을 알렸다. ⓒNCCK 제공 |
미트리 라헵 목사는 오늘 현재 체감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해 "스스로 속이지 말자"며 "20년의 평화협상얼 거친 지금, 우리에게 평화가 없다. 지난 20년간 팔레스타인의 궤적을 살펴보면 폭력적 저항의 연속이었고, 그것도 평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제 우리는 신학을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신학은 이른 바 주류 신학이다"라며 "(우리가)무의식적으로 이스라엘의 신학에 물들어 마치 하나님이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독일과 미국 등의 가장 진보적인 신학자들 조차도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에 한국교회를 대표해 응답에 나선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는 그의 강연에 대해 "한국교회가 응답해야 하는 도전이 담겨있다"고 전제하고는 미트리 라헵 목사가 우려한 (폭력이 내재된)주류 신학에 항거할 새로운 성서해석방법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12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소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평화 심포지움이 열렸다. ⓒNCCK 제공 |
배 교수는 "선민사상, 땅을 기업으로 주겠다는 약속, 가나안 정복 등은 제국주의자들, 식민주의자들, 미국 대륙의 원주민 정복자들에게는 그들의 침략과 정복을 합리화하는 종교적 정당화의 이데올로기로 사용됐다"고 지적하며, "구약성서에 대한 문자주의적인 해석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죽음의 선언인 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 교수는 한국교회와 팔레스타인 기독교와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서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기대를 받고 있다"면서 "그 시대적 부름에 응답하려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정신으로 팔레스타인 형제 자매들의 예언자적 고뇌와 실천에 참여하고, 이로 인해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소명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 밖에 마크 브레이먼 박사가 강연자로 나서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선언문(Kairos Palestine)’이 가진 의의를 소개했고, 응답에 나선 김용복 박사(아시아태평양생명학연구원 원장)는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에서 60년이 넘도록 권리와 영주권을 얻기 위해 피난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때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