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2013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의 교회가 민족의 해방을 감사드리며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우리는 혹독했던 일제의 억압과 만행을 극복하고 마침내 해방을 이뤄낸 선열들의 피와 눈물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광복절을 68번이나 맞았지만 아직 온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가 더 이상 대결과 갈등 속에 살지 않기 위해 기도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 서로를 형제자매의 마음으로 기도의 문을 열게 하소서.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 민족공동체가 사랑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자비하신 주님!
우리가 진정한 해방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 소홀했던 지난 과거를 용서해 주소서. 분단의 세월이 너무나 많이 흘러 이제는 통일이라는 단어에도 무심해졌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던 입술에서 소망이 사라졌습니다. 하나 됨을 염원하던 우리의 가슴이 너무 냉담해졌습니다. 분단이 익숙한 얼굴이 되었고, 비난과 갈등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주님! 우리의 자비하지 못함을 용서해 주소서. 진심으로 참회하는 가운데 뜨거운 사랑과 성실한 의지로 평화통일을 사모하게 하소서. 대화의 문을 닫았던 지난날, 서로 원망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십자가의 사랑으로 치유되게 하소서.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는 둘을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믿습니다. 이산가족의 아픔이 자손들에게 대물림되지 않도록 하소서. 금강산과 개성공단 그리고 서해바다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기를 소원합니다. 오랫동안 끊어진 철도가 다시 연결되어 사람과 물자, 평화로운 소식들이 오가기를 희망합니다. 비무장지대가 만남의 장소가 되게 하시고, 한반도가 화해와 평화의 상징이 되게 하소서.
주님! 다시 통일을 꿈꾸게 하소서. 마음의 장벽을 헐고 피차 존중하게 하소서. 더 이상 군사동맹을 자랑하지 않고, 군사적 적대를 지속하지 않게 하소서. 휴전 상태로 지내온 지 60주년인 올해를 평화의 원년으로 고쳐주소서.
평화의 하나님!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게 하시며, 국제사회 속에서 남북의 신뢰와 우애를 자랑하게 하소서. 공허한 말과 구호가 아니라 가슴에서부터 솟구치는 긍휼함으로 서로 따듯하게 품게 하소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요, 한 핏줄 형제자매임을 자부하면서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남북의 교회가 먼저 애찬을 나누며 서로 발을 씻겨주는 은총의 자리를 준비하게 하소서.
주님! 오늘 광복의 감격을 나누는 시간에, 주님의 얼굴을 이 민족을 향해 비추어 주소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하게 하시며, 교회가 평화의 사도로 부름 받았음을 깊이 아로새기게 하옵소서. 수 년 내에,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꼭 이루어 주소서.
평화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2013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그리스도교련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