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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섭의 미술산책] 샤갈의 아가서(1)

심광섭·감신대 교수(조직신학)

▲샤갈, Song of Songs 중에서(II), 1915
▲샤갈, <생일>, 1915
▲샤갈, <도시 위에서>, 1914-18.

샤갈에게 벨라는 “영원한 신부”였다. 벨라에 대한 사랑이 샤갈의 생애에서 큰 문을 열어 주었다. 그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에로스의 능력을 직접 체험하였다. 그의 그림에 노랫소리와 울림이 더해진 것은 사랑의 힘 때문이다. 
 
샤갈은 사랑의 지극한 행복을 다양한 형태로 그렸다. 그의 그림들에는 황홀경 속에서 서로를 발견한 연인이 자주 등장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날아가 영원한 입맞춤을 나누는 그림도 있다. 두 연인이 한 몸이 되어 공중을 떠다니는 모습은 단순히 환상이 아니다. 이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에로스의 체험에 부합한다. 
 
사랑의 체험은 인간을 끌어내리는 중력을 뒤집는 체험이다. 인간은 사랑할 때 환희가 넘치는 황홀경에 빠져 정말로 하늘을 난다. 샤갈이 그린 연인들은 한 몸이 되어 자아의 고독을 극복하며 형언할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낀다. “내가 그대 안에, 그대가 내 안에 있다”
 
“님은 나의 것, 나는 님의 것”(아가 2:16, 6:3). 사랑은 어우러짐이다, 남자도 여자도 상대방을 소유하거나 상대방을 향해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나는 내 님의 것이고 그의 열망은 나를 향해 있다. 이것이 실패한 에덴동산의 사랑과 다른 점이다. 
 
“너의 열망(테슈카)이 너의 남자를 향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너를 지배할 것이다.”(창 3:16) 
 
실패한 에덴동산에서는 여자가 열망하면 할수록 남자는 여자를 지배할 뿐이다. 그러나 아가의 동산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일이란 없다. 남자의 열망은 오히려 여자의 기쁨이고 여자의 열망은 남자의 즐거움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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