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김흥수 명예교수가 「기독교사상」 2026년 2월호에 게재한 권두언을 통해 통일교 정치 유착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먼저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선거 개입은 특정 시점의 일탈이 아니라, 교리적 합리화와 역사적 학습, 절박한 생존 전략이 맞물린 필연적 결과에 가깝다"고 운을 뗐다.
정교 유착의 첫 번째 뿌리로 "교리"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사탄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독재적인 신정(神政)", 즉 통일교 중심의 신정체제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일교가 세속 권력에 접근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단순한 정치활동이 아니라 "신앙의 실천이자 종교적 의무로 해석되었고 이 교리를 통해 정치적 로비를 정당화해 왔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뿌리는 "역사를 통해 체득한 생존 기술"이었다. 김 교수는 "통일교는 냉전 시대의 반공 이념을 앞세워 박정희 정권을 비롯한 군사정권과 깊은 공생 관계를 맺으며 교세를 확장했다"며 "해외에서는 미국 공화당 및 일본 자민당 지도자들과의 유착을 통해 영향력과 기반을 넓혀왔다"고 했다.
또 "미국에서 이루어진 통일교의 정치활동은 미국의 정치질서에 대한 위협으로까지 인식되어 1970년대 후반 미 하원 국제기구소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의 정치적 로비와 결탁은 조직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핵심 동력이자 관행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를 통해 권력과의 접촉이 통일교의 당연한 조직 문화로 인식되게 되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교 유착 사건은 통일교가 오래된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증거라고도 밝혔다. 김 교수는 "일본에서는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 청구 재판이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는 한학자 총재가 구속되는 등 법적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과거 구축해온 정교유착의 구조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고 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 암살 사건의 배경에 통일교 문제가 부각되고, 우리나라 정치권 내에서 통일교의 정교유착과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통일교의 오랜 생존 방식은 새로운 국면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통일교의 정교유착 문제는 우리 사회에 몇 가지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며 "정교분리의 원칙이 법적 선언에만 그칠 뿐, 실제 정치 현장에서는 이미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종교의 자유와 사회참여의 경계는 어디에 있으며, 종파의 사적 이익을 위한 권력 접근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 사건의 진정한 해법은 단순한 사법적 처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무거운 질문들에 대한 성찰과 실천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