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흡영 강남대 신학과 교수 ⓒ베리타스 DB |
김흡영 강남대 교수(한국조직신학회 회장)가 얼마 전 출간된 『다윈 지능』(사이언스북스)에서 저자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가 자신을 언급, "통섭이 ‘신학의 권좌’에 도전한다하여 그동안 밀월과 같은 관계에서 돌변해 맹비판을 가해왔다"고 기술한 데에 입장을 밝혔다.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교수는 "그때 통섭을 비판한 것은 미국에서부터 이미 ‘캠퍼스 제국주의’라고 비판을 받고 한풀 꺾인 그의 스승 Edward Wilson이 제창한 ‘consilience’ 개념이 과대포장되어 미래의 한국 대학교육의 최적형인 것처럼 떠드는 거품이 크게 일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을 직시하라고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통섭의 어원적 의미를 살피며, 최 박사의 생물학의 통섭론이야말로 ‘권좌’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최 박사의 번역팀은 논란이 되고 있는 ‘consilience’를 한문 通涉(두루 통함)이 아닌 “전체를 도맡아 다스리”겠다는 통섭(統攝)으로 번역했다. 이러한 어원적 해석에 대해 (통섭의 절대 지위를 보장하는 듯한)의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오늘날 ‘종교와 과학의 대화’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 누가 ‘신학의 권좌’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과학시대인 지금 그것을 주장한들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그러나 사실 학문의 권좌를 주장한 것은 내가 아니고 최재천 박사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최 박사가 지지하는 통섭統攝론은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 말해온 종교, 신학, 인문학은 박물관에나 들어가야 할 비과학적이고 신화적인 담론일 뿐이라고 일축한다"면서 "그래서 인간과 생명에 관한한 그 전공분야인 생물학에 의해 “도맡아 다스려”져야 한다는 생물학의 통섭론, 사실상 ‘사회생물학의 권좌론’을 주장했던 것이다"라고 역으로 비판했다. 덧붙여, "단지 중세에 신학이 범했던 실수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충고했던 것"이라며 "이러한 나의 염려가 최 박사가 아직 ‘권좌’를 운운하는 데서 확인된 듯하여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