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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섭의 미술산책] 향유를 향유하는 신앙의 아름다움

심광섭·감신대 교수(조직신학)

▲카를로 돌치(Carlo Dolci), Magdalene, 1660-70.
▲카를로 돌치, St Mary Magdalene, 1644-46.

예수께서 한 바리새인의 집에 초대받은 식사 자리에서 그 동네의 죄 지은 한 여자가 향유 담은 옥합을 가지고 와서 울며 예수의 발을 눈물로 적시고 자기의 머리털로 닦아준 뒤 그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붇는다.(누가 7:37-38)
 
차정식 교수는 아름답고 화려한 필치로 이 장면을 한 폭의 에로틱한 수채화에 담는다.
“이제 부드러운 여성의 살갗이 다가와 그의 지친 발을 애무한다. 섬세한 머리털의 간질이는 감촉도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는 온정어린 감각의 서비스다. 더구나 눈물까지, 입술까지 제공된 마당에 예수의 가난한 발은 이 세상에서 가장 풍요한 기관이 되는 환상적인 변화를 경험했을 법하다. 
 
은은한 나드 향유가 어색할 남녀 사이에 가로놓인 긴장을 풀어주고 적대저인 시선들은 부드럽게 누구러뜨릴 때 그 가운데 퍼지는 향기는 곧 예수의 신체가 인간적으로 누릴 수 있는 최대치 향유(享有)의 경지였을 것이다. 
 
예수는 가난한 사람들을 변명 삼아 위산을 떨지 않고 그 신체적 공궤를 기탄 없이 수락한다. 그만큼 그는 하루 한 시간의 감각적 ‘주이상스’(jouissance) 가운데 행복하고 자족했던 것이다”[<성서의 에로티시즘>, 264]
 
교회 전통, 특히 교회미술 전통에서는 이 여인을 막달라 마리아와 동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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