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해 강원용, 그는 누구인가?』 겉 표지. ⓒ대화문화아카데미 제공 |
여해 강원용 목사의 소천 7주기를 기념해 2013년 상반기에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된 특별강연 ‘여해 강원용 목사의 삶과 사상’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책 『여해 강원용, 그는 누구인가?』가 출간됐다.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엮은 이 책은 강원용 목사가 이끌었던 교회 개혁 운동, 종교 간의 대화 운동, 평화 운동, 생명 운동, 인간화 운동의 현장에서 함께 활동했던 각 분야의 대표자들의 생생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냈다. 대화문화아카데미는 이 책의 발간 의의에 대해 "강원용의 사상과 업적을 돌아봄과 동시에 그가 남긴 유산을 어떻게 소중한 미래의 유산으로 이어갈 것인지 반추해 볼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책 에서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강 목사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 "보수 신학과 타계 신앙이 대세인 한국교계에 그리스도 복음을 역사의 전 영역으로 전달하려고 했다"면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실천자였다고 주장했으며, 안재웅 박사(한국 YMCA전국연맹 이사장)는 "아시아 교회에서 강 목사님이 하신 역할은 WCC 중앙위원으로 일할 때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게 많다"면서 "어려운 정치적 여건 속에서 CCA와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큰 활약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은 강 목사의 종교간 대화 운동을 주목했다. 종교 간 대화 운동의 활로를 분단된 남북의 ‘평화’ 추구로 삼은 강 목사에 "제가 하고 있는 평화재단도 목사님이 하셨던 평화포럼의 뜻을 계승한 것"이라며 "그 형식은 포럼에서 재단으로 조금 달라졌지만, 그 내용은 목사님이 하시고자 했던 것 그대로다. 목사님은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 문제와 민족 문제, 통일 문제는 더 이상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강 목사의 사회 변혁 운동에 대해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증언이 있었다. 윤 전 장관은 "(강원용 목사는)변혁을 추구한 혁망가의 면모도 대단하지만, 그 변혁을 비혁명적인 방법으로 이루어나갔다는데 위대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목사님은 철저한 개혁주의자로 현실을 잘 연구해서 가급적 그 현실이 규범에 가깝게 가도록 하는 게 사회 개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수일 한신대 총장은 발간사에서 "생각이 신선하고, 의기와 포부가 싱그럽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삶은 ‘사이·너머(Between and Beyond)’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보와 보수, 에큐메니컬과 에반젤리컬, 교회와 사회, 기독교와 이웃 종교, 한국과 세계 사이에서 대화의 다리를 놓는 일, 대립을 넘어서 새로운 제3의 길을 찾는 것이 강 목사님 평생의 일이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