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2시 감리교신학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소예배실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2)가 열렸다. 발제자 이영재 목사(전주화평교회)가 ‘오경에 비추어 본 솔라 정신’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베리타스 |
종교 개혁자들의 구호 ‘솔라’(Sola)가 배타적 근본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영재 목사(전주화평교회)는 12일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3층 소예배실에서 열린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2)’의 발제자로 나서 ‘오경에 비추어 본 솔라 정신’란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 내 미국에서 이식된 근본주의적 풍토와 교묘한 역학관계를 이룬 ‘솔라(Sola)’가 ‘이즘(-ism)’이 되었다는 염려와 함께, 이러한 경향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급기야 ‘솔라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개혁자들의 솔라 정신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이어 종교개혁 시대적 배경을 짚으며 ‘솔라’의 진의를 파악했다. 그는 "종교개혁 5개 솔라의 원래적 의미는 로마 교황의 교권주의와 로마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교회주의를 개혁하는 데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후 500년을 조금 앞둔 요즘 "그 의미가 굴절되어, 개혁교회 안의 교회주의자들과 교권주의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해 ‘솔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개혁자들이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친 것은 참된 유일신 사상으로 회귀하려는 운동이었다"면서 ‘솔라’ 원리를 표방해 타자를 배척하고, 박해해선 안된다고 했다.
개혁교회가 개혁자들의 전통을 잘 계승하지 못했음도 지적했다. 이 목사는 "개혁교회는 교황청과 자본가들과 결탁해 근대 국가 건설에 앞장섰다"면서 "서구의 국가들이 식민지 시대에 아시아, 아프리카에 폭력을 휘둘렀을 때 개혁교회는 그들의 악행을 저지하지 못했고, 근대국가가 자본가 사회를 이루고 노동자들에게 노예노동을 강요했을 때, 교회는 침묵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이제 새로운 개혁의 ‘솔라’ 원칙들이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교회에서 터져 나와야 할 때"라며 "서구교회의 교권주의와 교회주의를 조금이라도 내재하고 있는 신학사상과 교회공동체는 아시아·아프리카의 새로운 교회 안에서 철저히 녹아 없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이 목사는 바벨론 포로 이래 유일신 신앙은 소통과 조화의 에큐메니즘 공동체를 지향한 점을 들어 (역사적으로 볼 때)유일신 신앙과 에큐메니즘이 상치 되지 않았음을 논증하기도 했다.
논평을 맡은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종교개혁의 정신은 복음의 본질을 올바르게 회복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가로막는 교권주의와 교회주의를 넘어서려는 조치였다는 점"을 들어 이 목사의 ‘솔라 정신’에 대한 해석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