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한신대 교수 ⓒ베리타스 DB |
5일 오후 서울 냉천동 감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이진구)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이덕주)가 ‘WCC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연 교수는 ‘한국교회의 WCC 이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WCC 공동선언’의 각 조항들을 살피며, WCC에 대한 오해를 풀어냈다. 아울러 그는 에큐메니칼 진영의 ‘WCC 공동선언’에 대한 태도에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양비론적 입장을 취한 것.
당초 2013년 1월 13일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 NCCK 김영주 총무, WCC한국준비위 김삼환 위원장, WEA한국준비위 길자연 위원장 등 4인의 명의로 발표된 ‘공동선언’은 ①종교다원주의 배격 ②공산주의·인본주의·동성연애 반대 ③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④성경 66권의 무오성 천명 등 4개항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연 교수는 이들 조항들 중 "①항과 ②항은 (에큐메니칼 진영에서)비판적으로 수용 가능한 부분이었다"며 그러나 섣부른 폐기 선언으로 "반대자들을 설득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WCC 총회 가입교회와 그 지지자들 안에 갈등과 대립을 가져오고 말았다. 철저한 검토 없이 공동선언을 무조건 폐기하자는 것은 학문적 무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③항과 ④항에 대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서 논박을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연 교수는 먼저 ③항 ‘개종전도 금지주의’에 대해 "WCC는 불신자의 개종을 반대한 적은 없고, ‘양 도둑질’을 하는 개종전도를 금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교파 내지 같은 신앙의 전통을 지닌 신자들 사이에서 서로 간 ‘양 도둑질’을 금하자는 취지가 담긴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④항 ‘성경 66권의 무오성’에 대해서는 "성서가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행위의 최종적이고 절대적인 표준인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문제는 최종적이고 절대적인 표준이 무엇인가이다. 성서 원문이 존제하지 않는 오늘에 있어 번역된 성서 문자 그 자체에 표준을 두는 것은 무모하고 독선적인 횡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 교수는 "WCC 반대론자들은 성서의 해석학적 연구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기들만이 가진 성서의 해석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한다"며 그러나 "신학은 성서 해석의 도구이다. 그래서 신학은 상황을 반영한 하나의 신학일 뿐, 절대불변의 정관사(The)를 붙일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밖에 WCC 반대론자들이 외치는 반공주의 및 동성애 반대 입장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연 교수는 특히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WCC가 동성애를 교리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라면서 "WCC는 성적 유희로서의 동성애는 단죄가 마땅하지만, 생물학적 경향의 성적 소수자들에 대하여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