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YMCA전국연맹,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성명 내

“송전탑 피해 문제 관련 주민들에 불완전 정보 제공”

대학YMCA전국연맹(이하 YMCA)이 10일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으며, 또한국전력공사가 "직접 지역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송전탑 건설시 전자파 피해 △송전탑 피해에 대해 주민들에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한 점 △밀양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 하는 점 △한전이 UAE와 원전 수출 계약상의 위약금을 부담하지 않기에 밀양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무리하게 공사를 재개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이들은 "모든 것을 다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지금 밀양에서는 매일 어르신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몸을 던져 밀양을 지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전력공사는 "대외적인 말 보다는, 직접 지역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했으며,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 안에 지금 밀양에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비민주적이며 폭력적인 밀양 송전탑 건설을 당장 중단해 주십시오
 
대학YMCA전국연맹은 생명, 평화, 정의에 반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밀양에서 한국전력공사의 우리나라 최고압 송전선로이자, 수도권에 있는 154kv 고압 송전선로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로 예정된 765kv 송전탑 건설 재개 중단을 요구합니다.
 
지난 2012년 대학YMCA전국연맹 여름대회 당시 대학YMCA 회원들은 자신들의 두 눈으로 밀양 어르신들의 아픔을 보았습니다. 8년 동안 이어진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시려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주변에 무관심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결의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도 밀양의 투쟁에 함께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한국전력공사는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사 재개를 선언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밀양 주민들의 인권과 안전은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의견만을 주장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을 앞세워 밀양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송전탑 분쟁 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였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부실한 자료제출 등으로 협의체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협의체조차 제대로 된 검토나 토론을 거치지 않고 결국 주민·야당 측 추천위원의 의견을 배제한 반쪽짜리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한전은 이 협의체의 반쪽짜리 보고서를 근거로 잠시 중단했던 공사를 다시 재개하였습니다.
 
대학YMCA전국연맹이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밀양에 송전탑이 건설된 후 생길 전자파 피해는 지금 당장의 피해와 더불어 앞으로 후손에게도 영향을 미쳐 한평생 일구어낸 밀양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인 WHO의 연구결과 발표에 의하면 고압송전탑의 전자파는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어린이는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둘째, 한국전력공사는 송전탑 피해에 대하여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갈등을 조장하였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평화롭게 지속되어온 농촌 공동체는 송전탑을 둘러싼 각각 다른 이해관계로 인해 분절되고 와해되었습니다. 언론 보도 또한 쟁점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밀양 송전탑, '비현실적 보상'이 갈등 키운다.”, “한전, 밀양 송전탑 특별보상방안 발표”, “밀양 송전탑 건설 보상법안…당정 등의 기사 제목으로 보상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를 하지만, 지난 8년간 밀양 주민들이 송전탑 반대운동을 해오면서 ‘보상 문제’는 요구사항도 쟁점도 아니었습니다.
 
셋째, 한국전력공사는 지금 모든 밀양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당화 뒤에는 용역을 고용하여 밀양 주민들에게 엄청난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밀양 주민들은 보상이 아닌 ‘생존권’을 원하고 있지만 한국전력공사는 여전히 금전적인 보상만을 내놓으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넷째, 한국전력공사는 밀양 송전탑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로 전력 수급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UAE와의 원전 수출 계약이 있었습니다. 밀양에 송전탑을 지어 신고리 3호기가 원활하게 가동되어야 한전이 UAE와 원전 수출 계약상의 위약금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밀양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무리하게 공사를 재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섯째, 한국전력공사는 막대한 공권력을 투입하여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해야 할 경찰들은 현재 밀양 주민들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며 한전의 밀어붙이기식 공사 강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찰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밀양 주민들은 지금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공권력을 투입했다고 말하지만, 지금 주민들의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은 바로 경찰인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지금 밀양에서는 매일 어르신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몸을 던져 밀양을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전력공사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언급한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모든 주민을 설득하지 못한 데에 대해선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는 대외적인 말 보다는, 직접 지역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옳은 방법입니다.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 안에 지금 밀양에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것입니까.
 
대학YMCA전국연맹은 비민주적이며 폭력적인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재개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으며 한국전력공사에 밀양 송전탑 건설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2013년 10월 10일
 
대학YMCA전국연맹
 
경남대YMCA, 경상대YMCA, 금오공대YMCA, 대전지역 대학YMCA, 서울여대YMCA, 선문대 YMCA, 
성공회대YMCA, 순천대YMCA, 이화여대YMCA, 전남대YMCA, 한라대YMCA, 한신대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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