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온양 관광호텔에서 한국기독교학회 제42회 정기학술대회가 열렸다. ⓒ베리타스 |
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온양 관광호텔에서 제42회 정기학술대회를 가졌다.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주제이기도 한 ‘생명의 하나님, 정의와 평화로 인도하소서’를 주제로 학자들은 오늘 이 시대의 ‘정의’와 ‘평화’의 의미를 고찰했다.
특히 조직신학회 분과 발표에서는 ‘핵발전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논문이 발표돼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현실에 맞닿는 사건으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있어 주목을 끌었다.
발제자 장윤재 교수(이화여대)는 고든 카우프만의 ‘핵 시대의 신학’을 준거로 삼아 이를 보다 더 현실 적합성 있게 표현해 내는 것으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신학’을 주장, 카우프만의 한계를 넘어서 보고자 했다.
카우프만 등은 핵 시대 신학의 핵심 주장인 ‘하나님의 주권’ 개념의 폐기 내지는 약화를 주장하나 장 교수는 오히려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인지를 되묻는다. 오히려 인간의 핵능력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철저한 도전이기에 인간의 교만과 무모한 폭력성을 비판하고 교정할 수 있는 근거로 하나님의 주권은 여전히 유효한 신학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성의 관계가 평면적 대립 관계가 아니라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즉, 하나님의 주권은 부인될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선포하고 인간의 탐욕을 다스려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상황신학을 적극 활용한 장 교수는 오늘의 시대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신학’을 요구한다고 주장하며, 우선적으로 피폭자들의 고통에서부터 비로서 자신의 신학 전개의 당위성을 얻는다. 장 교수는 이어 ‘(에너지 자원 등)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겠다’는 핵발전 찬성론자들의 주장을 "불가능한 환상이자 거짓된 포장"이라고 못박으며, 현재 인류의 과학 수준이 핵 에너지의 안전한 평화적 사용을 담보해 주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결국 핵 발전소 폐기야말로 "생명운동, 평화운동 세력들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란 말이다.
그러나 논평을 맡은 이정우 박사(한신대)는 장 교수가 주장하는 핵발전소 폐기 주장에 "에너지 부족이라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란 현실적 평가를 내려 ‘핵 발전소’ 담론을 풍성하게 했다. 그는 "현재 수준의 에너지 소비가 과연 불가피한 것인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소비는 없는지, 위험한 핵발전소 대신에 안전한 재생 에너지 발전소 시설을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또 "이것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물질적 풍요에만 집착하는 개인주의적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할 ‘영적 회개’의 문제"라며 "물질적 풍요를 하나님의 복으로 여기는 신앙 이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도록 교인들을 인도해야 할 것이고,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 우리와 함께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지음 받은 모든 생명체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의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 시대 모든 기독교인들의 신앙적 과제임을 일깨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