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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베리타스 DB |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18일 「한겨레」 기고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전도구호는 종교 포교 자유가 아니라 인권침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오는 24일 유엔 창립 68주년 기념일을 맞아 기고한 이번 칼럼에서, 지금까지 유엔총회에서 종교간 평화를 위해 채택한 결의문들에 담긴 평화정신에 대해 논하며 이같이 말했다.
칼럼에서 그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은 유엔에 가입한 193개국 모든 회원국한테 강력한 도덕적·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유엔총회는 지난 30년 동안(1981~2011) 세계종교들의 상호 협력과 평화를 촉구하는 11개의 중요한 결의문을 채택하였다”며 그러나 “종교다원사회 속에 있는 한국인들, 특히 한국 종교인들은 종교간 화합과 평화에 관련해서 다양한 ‘유엔총회 결의문’을 11번이나 채택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물론 그 결의문 내용도 모른다. 세계여행을 곧잘 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신성로마제국시대 지방 분봉왕들의 관할 영토에 갇혀 사는 중세기 사람들 같다”고 꼬집었다.
또 이러한 결의문의 기본정신은 “유엔 회원국의 모든 사람이 사상·양심·종교 및 신앙의 자유가 있고, 국가나 단체에 의해 사상·양심·종교 때문에 차별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자칫하면 신앙 포교의 열정과 종교자유라는 명분 아래 타인의 양심과 종교자유 기본권을 침해”하게 된다고 일렀다. 이러한 이유로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전도구호는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또 종교 평화 결의문들을 관통하는 정신은 “’종교나 신앙에 근거한 비타협적 태도와 차별’을 철폐하고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며, “예를 들어, 종교법인 학교에서 다른 종교 가정 자녀들에게 ‘종교 차이’로 인해 차별적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결의문의 정신에 비추어볼 때) 위법이다. 또 동남아 제3국에서 온 노동자가 한국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이슬람 종교 예배를 자유롭게 못하면 국제법상 위법이 된다. 내 종교가 귀중하면 다른 사람의 종교도 귀중함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칼럼에서 김경재 교수는 세계 주요 종교들이 ‘궁극적 실재’를 이해시키기 위한 다양한 패러다임이라는 견해를 폈다. 이에 대해 “과학적 패러다임이 달라지면 과학자의 눈에 자연은 새롭고 다르게 보이지만, 자연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다. 원리상 종교의 경우도 그와 같다. 생명, 죽음, 영생, 구원, 존재의 아름다움과 새로움의 창발성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다양한 종교적 패러다임인 것이다”고 말했다.
또 종교적 다양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종교적) 주제들이 심원한 주제들이고, 깨닫고 경험한 것을 설명하는 인간 자체가 역사 문화적 영향을 받는 ‘해석학적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세계 7대 종교를 ‘무지개의 일곱 빛깔’에 비유하며 “무지개의 일곱 가지 아름다운 빛깔은 태양의 백색광이 공중의 물방울을 통과하면서 파장 길이에 따라 굴절각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느낌 결과다. 세계 7대 종교도 백색광에 해당하는 진리 자체가 인간 마음의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색상의 정신적 옷감”이라는 견해를 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