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선교 지형 변화 발맞춰 WCC 방향 고민할 것”

WCC 장상 아시아 회장, 배현주 중앙위원 기자회견

▲새로 선출된 장상 WCC 아시아 회장(좌)과 배현주 WCC 중앙위원(우)이 6일 오후 부산 벡스코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부산= 김진한 기자

WCC 8개 대륙 중 아시아 지역 회장으로 선출된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과 중앙위원에 선출된 배현주 부산장신대 교수가 오후 4시 30분경 부산 벡스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출 소감 및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먼저 장상 아시아 회장은 "19세기에는 선교가 이슈였다면 20세기는 기독교가 성장기를 맞이했던 시기였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21세기 들어오면서 서구교회, 유럽교회의 성장이 멈추기 시작하는 반면 남반구쪽의 교회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교회의 세계적인 지평이,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주장했다. 
 
장상 회장은 이어 이렇듯 세계 기독교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때에 중책을 맡게 된 것에 부담감이 크다고 하면서도 "WCC가 이런 변화의 시기에 그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며 "미래를 모색해야겠는데 기존 서구, 유럽 교회 중심으로는 힘들겠고, 그 역할이 새롭게 일어나는 교회로 분담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거기에는 한국교회가 제일 먼저 손꼽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앞서 한국의 보수교회로 하여금 WCC 반대 여론이 불을 지피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이 있자 장상 회장은 "(WCC가)동성애를 인정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선을 긋고, "WCC는 본래 재정 문제나 행정 문제는 다수로 결정하나 신학적 이슈는 만장일치제를 바탕으로 한다.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는 교회들이 상당히 많아서 WCC가 (동성애 지지 등을 담은)공식 문서를 채택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여성 참여 비율의 축소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첫 술에 배부르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청년들과 여성의 참여를 높이는 데 미력하나마 힘쓰겠다"면서 "한국교회도 시대정신에 맞춰 (청년, 여성 참여 비율을 높이는 등)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현주 중앙위원도 "WCC가 청년, 여성 참여를 높이는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중앙위원으로서 노력해 보겠다"면서 "이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기 보다 WCC 엄브렐라(Umbrella·우산) 아래 있는 회원 교회들과 단체들과 연대해 나가야 할 일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대화의 과정을 만들어갈 수 있게 하겠고, 그래서 청년, 장애인, 여성의 보이스가 정확히 반영되는 총회가 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거들었다. 
 
아울러 배현주 중앙위원은 WCC 의사결정 구조가 유럽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에 항의의 의사 표시를 하기도 했다. 그녀에 따르면, 당초 WCC 중앙위원 명단에 자신 말고도 WCC 가맹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서호석 목사(창천교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WCC 본부측에서 WCC 중앙위원을 한 명으로 축소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결국 WCC에 가입한 4개 교단 리더들이 모여 배 교수를 추천하기에 이르렀다는 설명이었다. 
 
WCC 본부측은 장상 회장 역시 중앙위원으로 분류, 여성(38%), 청년(12%), 평신도(25%), 원주민(4%), 장애인(2%) 규정을 적용해 한국측에 중앙위원을 당초 두명에서 한명으로 줄여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측 대표들은 강력히 항의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WCC 중앙위원회의 중앙위원은 총 150명이며, 이들은 매해 중앙위원회를 열어 WCC 총회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며 주요 결정을 내리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 WCC 부산총회 특별 페이지<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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