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 NCCK 방문 기자회견

대북 경제제재 조치 등에 대한 입장 피력

▲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가 11일 오전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베리타스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가 11일 오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실을 내방한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출국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트베이트 총무는 WCC 반대 시위에 대한 입장과 더불어 종교간 대화, 북한교회와의 연대, 북한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질문들에 답을 했다.
 
앞서 모두 발언을 한 트베이트 총무는 WCC 제10차 부산총회에 대해 "이번 총회는 진정으로 세계 기독교 전체를 대표하는 총회였다"며 "역대 총회는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이번 총회 역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또 이번 총회를 계기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교회 리더십에 대해"총회 참석자들은 세계교회에 있어서 아시아 교회와 한국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세계 기독교는 아시아 교회의 주도권을 인정할 것이며, 그 리더십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트베이트 총무는 먼저 WCC 반대 시위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WCC는 다양성 속 일치라는 모토에서 출발했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신앙적으로 다르나 하나님께서 주신 ‘일치’가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이 출발했다. 성령의 은사는 다양한 형태인데 하나되는 사명을 확인하고 발견할 때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의 믿음의 깊이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총회를 통해 특별히 참가자들이 WCC 총회 반대 시위를 보고 그것 역시 세계 기독교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공동체들의 일부로 인정했고, 총회 기간 중 그들을 위해 축복하고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 
 
초혼제 등 종교 간 대화 주제에 우려를 표하는 보수 교계의 입장에 대해서는 "WCC는 지난 40년 이상 다른 종교, 즉 타 종교와 대화하고 협력하는 일에 헌신해 왔다"며 "특히 최근 2,3년 간 벌어지는 종교 문제로 인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태를 보면서 기독교 교회로서 이웃 종교들과 왜 평화롭게 지내는 게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종교 근본주의 세력에 우려를 표하며, "이 세력들은 종교의 이름으로 인류 분쟁을 합리화하고 있으며, 때때로 폭력과 테러를 종교의 이름으로 정당화하고 있기까지 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WCC가 평화와 화해 문제에 접근할 때 사람이 중심이 된다"며 "최종 목적은 고난당하는 사람들이 평화와 생명을 충만히 누리는 게 목적이다. 남북 간 평화와 화해 문제에 대해서도 WCC는 향후 남북한 교회 사람들을 서로 만나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WCC가 한반도 평화통일 성명서에서 언급한 대북 경제제재 조치 및 북한 인권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답했다. 전자에 대해서 트베이트 총무는 앞서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에 환영 의사를 표한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와 상충되는 주장을 폈다. 
 
그는 대북 경제제재 조치와 관련해 어떤 조건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경제제재 조치를 "정치적 목적 달성"이라고 규정, 무조건적 경제제재 조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WCC는 여태껏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에 시종일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그 이유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을 굶주리게 하는 것은 어떤 경우도 용납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경제제재 조치의 일차적 피해자들이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이기에 더욱 강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후자에 대해서는 "북한 인권 상황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라며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한반도 평화 성명의 목적은 "분단으로 인해 고통 당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고 공감을 표하고 함께 일하는 길을 모색하는 게 성명의 핵심적 목표였기에 각론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향후 북한 인권 문제는 반드시 한 번은 짚고 거론되어야 할 의제임에는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그게 한반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어떻게 접근하는 게 효과적이고 진전을 위한 길이냐에 대해서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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