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60주년 향린교회, 한국교회에 ‘49가지 제안’ 발표

“한국의 제사 문화 이제는 수용할 때…”

▲향린교회 예배 현장. ⓒ베리타스 DB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진보 교회인 향린교회(담임목사 조헌정)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에 ‘49가지 제안’을 발표했다. 향린교회는 사회참여적인 교회로 세간에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여타 교회와 달리 민주적인 교회 운영을 중시해 목사에게도 임기제를 적용한다. 
 
향린교회는 이번 제안을 발표한 취지에 대해 “한국교회가 세상에서 대안적 공동체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알신앙(개인의 탐욕을 채우는 데 일차적인 목표가 있는 신앙 행태)에 물들고 예언자적 정신을 상실하여 세상을 변혁할 힘을 잃고 있다”며 “이에 ▲예배·문화·교회개혁 ▲평화·통일 ▲인권 ▲생태 ▲교육 등 5가지 분야에서 한국 교회와 사회가 실현해야 할 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안에서 향린교회는 ‘민족성’을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예배와 문화는 “서양선교사들이 심어준 서구문화의 유산이 지배하고 있다”며 “민족 고유의 얼과 혼을 담아 예배하도록 갱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방법으로 “찬송가와 성가 등이 민족 고유의 정서를 담아내는 내용과 형식이어야 한다”, “목사 등 예배 순서 담당자들이 입는 예복은 전통적인 예복이나 개량한복으로 바꾼다”고 제안했다. 
 
한국의 제사 문화를 수용하자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제사는 우상숭배가 아니라 아시아 문화 전통의 일부이므로, 전통적인 상·제례를 기독교 예식으로 수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교회력에 “설, 추석, 한식과 같은 민속적 축제일”과 “3·1절, 4·19 혁명, 5·18 광주민중항쟁 등 민족사적 기념일”을 반영하자고 밝혔다. 
 
또 민주적인 교회 운영을 강조하며 “목회자는 임기제에 따라 시무해야 한다”, “교회 구성원이 합의하여 정관을 만들어야 한다”, “장로 중 최소한 1/3이 여성이 선출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회자 간에 극심한 빈부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례비 표준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시교회 목회자와 농어촌, 빈민지역, 민중교회 목회자 간에 존재하는 현격한 사례비 격차가 좁혀져야 하고, 목회자들의 사례비를 평준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 교단 총회는 목회자의 목회 경력을 고려하여 호봉제를 실시하되, 자녀 수에 따른 교육비 수요, 도시와 농어촌의 지역적 특수성에 따른 생활비 차이, 그 외의 각종 수당 등을 고려하여 '표준 생활비 규정’을 제정해 전국 목회자의 사례비를 표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회가 소수자들에게 개방적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중단돼야 한다며, “교회는 성소수자가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그들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근절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국사회를 향해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비핵지대화 실현”, “동아시아 신냉전 구도 타파”, “국가보안법 폐지”, “국가폭력의 중단”, “기업권력의 폭력 중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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