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제62회 정기총회…“WCC 총회 평가 시급”

주요 사업계획, WCC 사업방향 부합에 이목 모아져

▲박종덕 NCCK 신임회장(가운데)이 내년도 사업계획 보고를 놓고, 총대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베리타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 제62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가 열린 직후 개최된 한국교회 차원의 총회였기에 세계교회의 사업 방향과 목적에 얼마만큼 부합하게 내년도 사업을 구성했는지 관심이 모아지는 자리였다. 
 
김영주 총무는 무엇보다 WCC 부산 총회의 성과로 30여 년 만에 선교 선언문을 발표한 것을 꼽았다. 그는 이 선언문이 "선교의 지평을 생태계 전체로 확대하고 성령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새로운 방향을 선언했으며, 우리가 기도해 온 생명, 정의, 평화의 신앙을 세계교회가 공감하고 채택하였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세계교회가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예배와 성경공부를 중심으로 하나되며, 인내와 상호 배려를 바탕으로 회무를 처리하면서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이제 우리는 WCC 총회 경험을 토대로 이후 세계교회의 방향과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 구상 협의에 뜻을 모아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세계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흐름이 NCCK 주요 사업계획에 반영돼 이목을 끌었다. ‘신앙과직제위원회’는 WCC 부산 총회 당시 채택된 각종 문서들을 지역화하고, 이것이 한국교회 내 구체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과제를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덧붙여,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선언’을 계획하고 있음도 알렸다.
 
‘국제위원회’는 WCC 부산총회 후속 간담회를 기획했으며, ‘문화·영성위원회’는 ‘WCC 총회 이후 한국의 에큐메니칼 예배의 정립’을 위해 관련 세미나를 열기로 했고, 구체적 예식서 발간 계획도 세웠다. 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는 WCC와 궤를 같이해 한국천주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 그들이 참여하는 협력 기구의 구성을 진행 중에 있다. 이 위원회 기구의 명칭은 ‘한국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위원회’(가칭)로 정했다. 창립총회는 12월 20일에 있을 계획이다. 한국천주교와 개신교의 대화가 세계교회에 발맞춰 성숙한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종덕 NCCK 신임회장과 김영진 NCCK 부회장. ⓒ베리타스

아울러 ‘정의·평화 위원회’는 이날 한국 사회를 향한 10대 과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해당 위원회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살림 △지속 가능한 한국사회 살림 △지속 가능한 지구 생명 살림 △정의로운 정치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노동 △정의로운 먹거리 △평화 한반도 △평화 학교 △평화 인권 등을 10대 과제로 선언했다. 
 
이 밖에 연세대 정관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법적 대응을 해나갈 방침임을 알렸으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하 역사문화관)의 사업 계획으로는 2015년 착공을 목표로 내년 온·오프라인 홍보 및 모금활동을 통해 역사문화관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사업 재원을 확보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내년 모금 목표액은 100억이다.
 
NCCK는 당초 기장측으로부터 서울 충정로에 있는 선교교육원 부지를 증여 받아 역사문화관을 지으려 했으나 기장측 교단 내부 사정으로 이를 거절당했다. 이에 NCCK는 현재 기하성측(여의도)과 논의하여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태릉 지역)에 역사문화관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공사비는 약 36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이 중 국가에서 약 110억원을 보조받고, 나머지 약 250억원을 모금하여 자체 충당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에 이은 안건토의에선 NCCK ‘교회재정 투명성 제고위원회’가 마련한 ‘교회회계와 재무처리 기준’이 채택돼 이목을 끌었으며, ‘NCCK 제62회 총회 선언문’도 큰 틀에서 내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회원교단 총무들이 중심이 되어 총회 선언문 중 일부 문구 등을 수정, 보다 완성도 있는 선언문을 다시 발표하기로 했다.
 
기타토의 시간에는 △NCCK와 지역교회의 연대 활성화 방안 △WCC 부산총회에 대한 평가와 전망 등을 위한 구체적 노력 등의 안이 올라왔고, 총대들은 만장일치로 이를 가결했다. 특히 후자를 제안한 감리회 신복현 목사는 이번 WCC 부산총회에 대해 "에큐메니칼 리더들이 전적으로 소외된 총회였다"면서 "줄곧 아쉬운 것은 에큐메니칼 운동에 몸 담은 바 없던 분들이 명예적으로 훈장을 나눠가졌다는 사실이 저로 불편하게 한다"고 개인적 소견을 밝혔다.
 
▲18일 한국구세군 서울제일교회에서 NCCK 제62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신·구 임원 이,취임식이 열리고 있다. ⓒ베리타스

그러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WCC 총회를 우여곡절 끝에 치러냈는데 허전한 감이 없지 않다"며 "잘한 것은 무엇이며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세계교회 에큐메니칼 사업의 방향성에 맞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것인지 평가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하루 속히 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총회를 축하하며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하 조그련), 한국민족종교협의회(이하 종교협)가 축사를 보내와 김영주 총무가 대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조그련은 "우리는 귀 총회가 사랑과 정의, 평화와 일치의 주님의 뜻을 받들어 북남공동선언들을 고수리 행하며 사회의 진보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조선반도에 조성된 현 난국을 타개해 나가는데서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하는 바"라고 했다.
 
이어 종교협은 "다종교 사회인 이 나라에서 NCCK의 존재는 이웃종교들과의 대화와 화합에 있어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오셨다"며 "설립 당시부터 이 나라와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열심을 다해 오신 NCCK가 이제 90주년을 넘어 대망의 100주년으로 나아가게 되었다니 참으로 기쁘다"고 했다.

이 밖에 신·구 임원 이,취임식에서는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이 신임회장에 선출됐다. 또 부회장에는 예장 통합 김동엽 총회장 등 NCCK 회원 교단 총회장들이 관례에 따라 선임됐다. 다만 기장측에선 박동일 총회장의 개인 사정으로 부총회장인 김영진 장로(민주당 국회의원)가 부회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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