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베리타스 DB |
‘에큐메니칼 운동의 신학’를 주제로 강연을 한 그는 무엇보다 WCC 부산총회의 주제이기도 한 ‘생명·정의·평화’에 대해 설명했다. 박 목사는 "성서적·신학적으로, 그리고 윤리학적·신앙고백적 실천의 경우에도 생명·정의·평화는 각기 독특하면서도 동시에 상호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번 총회 주제는 갑자기 태동한 게 아니라 오랫동안 사진 정지작업이 있었고, 이미 23년 전인 1990년 WCC를 비롯한 전세계 신·구교 및 기독교 단체들이 서울에서 ‘정의·평화·창조세계의 보전 세계대회’를 개최했는데, 이는 교회 에큐메니칼 운동 역사상 구체적인 실천 주제와 연대적 행동을 위한 최초의 모임"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에큐메니칼 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선교와 봉사가 교회의 사명 내지 역할임과 동시에, 교회 자체도 선교적·봉사적 존재가 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교회의 사명과 과제를 ‘church doing’이라 한다면, 교회 자체의 선교적 및 봉사적 존재를 ‘being church’라 이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번 WCC 부산총회 주제에 아시아 교회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었음도 알렸다. 박 목사는 "아시아교회협의회는 부산총회를 계기로 아시아 대륙과 교회들의 긴급 관심사항인 ‘평화와 정의’를 총회 주제에 포함시켜 달라고 제안했고, 저도 (한국교회를 대표해) 총회준비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해 함께 이 문제를 토의했다"며 "그 결과 한국과 아시아 교회의 제안을 과감하게 수용하자는 점에 거의 일치를 보내 이번 ‘생명·정의·평화’라는 주제가 채택됐는데, 핵심은 ‘생명’이고 그 양팔이 ‘정의·평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경은 ‘하나님 나라’가 다름 아닌 ‘정의와 평화와 기쁨(롬 14:17)’이라고 단순명료하게 말한다"며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의로운 평화를 사는 것이 ‘생명’이고, 평화의 집인 정의가 사는 것이 ‘생명’이며, 그 생명은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이자 동시에 사명으로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의 것이므로 우리는 그 분을 ‘생명의 하나님’이라 칭송하면서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WCC 부산총회에서의 에큐메니칼 좌담 혹은 마당 워크샵의 열매가 보고서 형태로 출간되는 것을 전제로 "오늘의 주제를 에큐메니칼 관점에서 상세히 분석·토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개혁주의생명신학과 교회연합운동’이란 주제로 강연을 전개해 나갔다. 그는 "모든 피조 세계의 화해와 평화와 하나됨은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자 비전이고, 결코 부수적이거나 선택적이 아닌 본질적이고 불가결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세계 교회 역사는 불화와 다툼과 분열에 휩싸여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도 초기에는 비교적 연합과 협력을 어느 정도 유지했지만, 교회가 성장하면서 신학적 차이와 WCC 등으로 인해 극심한 분열을 계속해 지금은 교단과 연합기관들 안에 서로를 향한 대립과 적대감이 형성되고, 심지어 피차를 향한 증오와 분노와 저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멋진 예배 의식이나 프로그램을 통한 교회 성장보다도 화해와 평화와 연합과 협력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이는 우리들이 ‘의인 의식’이 아닌 ‘죄인 의식’을 지닐 때,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 마음과 몸에 지니셨던 낮아짐과 온유의 마음을 품고 모두를 향한 긍휼과 용서와 사랑을 가질 때 조금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WCC 부산총회를 참관한 그는 특히 "저는 극단적인 보수주의자였다. WCC 총회에서 강연한 극단적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입장을 심하게 비판했지만,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며 "제 소원과 기도는 분열과 분쟁에 휩싸인 교회들과 세계 안에 사랑과 화해와 평화와 연합을 가져오는 하나님의 도구와 심부름꾼이 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