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에 보수 기독교계 ‘발끈’

北 연평도 포격 정당성 부여 발언에 “예언자 강론 아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시국미사 여파에 보수 기독교계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26일 ‘종교와 정치의 그 위험한 관계’라는 제목의 글에서 종교와 정치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논평하면서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시 박창신 원로신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정당성을 부여한 발언에는 "예언자의 강론일 수 없고 비록 성직자의 입에서 나온 언어라 해도 하나님의 말씀 강론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언론회는 이어 "종교계는 더 이상 강론이나 설교라는 명분 하에 편향되고 왜곡된 이념적 견해를 토해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그것은 하나님을 만홀(漫忽)히 여기는 행위임과 동시에 신도들을 업신여기는 행위이고, 침략자를 옹호하는 언행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에 대한 모독이자 국가에 대한 배신적 언동이며 반역사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종교인들을 향해 "본래의 위치인 하나님 공경과 인류 섬김의 자리로 돌아가, 사회를 안정시키고 희망을 전하며 사회통합을 이루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언론회는 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언론회는 "정부와 정치계는 종교계의 정당한 활동은 지원해야 하고, 종교계의 정당한 목소리를 정부는 귀담아 듣고 잘못된 것은 고치도록 해야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하며, 종교계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폭정과 독재에 대해 항거할 수 있는 것은 권리이며 의무"라고 했다.
 
또 "정부가 종교를 이용하는 것과 종교계가 정부 권력을 등에 업고 또는 야합함으로서 세속 정부와 함께 권력을 누리고 불의에 침묵함으로써 정권의 타락과 부정을 방조하는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언론회는 "정상적인 민주 정부에 대해 종교계가 대항하고, 성직자가 정치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하나님의 공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 밖에 한기총도 25일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 대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입장’을 통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대통령 사퇴’나 ‘북한군 연평도 포격 정당성’의 발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할 말이고, 종교인으로서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에 나섰다.
 
한기총은 "우리나라 영토와 국민에 대한 적군의 공격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것과,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계획하는 것이 무엇이 다르겠는가"라며 "북한의 명백한 도발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5천만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행위"라고 일갈했다. 
 
한편, 보수적 성향의 평신도 단체들도 함께 시국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에 대한 입장을 앞다퉈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장로회총연합회(대표회장 박경진 장로),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대표회장 심영식 장로),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김형원 장로) 등 평신도단체들은 27일 함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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