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베리타스 DB |
복음주의 학자인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가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의 주요 문서 중 하나인 선교선언문(‘함께 생명을 향하여 - 기독교의 지형 변화 속에서 선교와 전도’)이 기독론적, 구원론적 측면에서 “생명에 대한 미흡한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문서는 WCC가 30년만에 내놓은 선교와 전도에 대한 공식 성명서라는 의의를 가지며,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선교와 전도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생명’은 이 문서의 키워드이자, 부산총회 타이틀(‘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인도하소서’)의 핵심 개념이다.
김영한 박사는 24일 크리스천투데이에 기고한 칼럼 에서 이 선교선언문이 “대부분 성경적이고 기독교 전통에 충실하지만, 자세히 음미해 읽어보면 핵심용어인 ‘생명’에 대한 진정한 기독론적이고 구원론적인 이해가 빠져 있다”며, 이 문서에서 말하는 ‘생명’이 “뉴에이지 운동의 지도자들을 포함해 어떤 범신론적 종교나 이념의 신봉자들에 의해 쉽게 뒤집힐 수 있는, 우주적인 힘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이 선언서에 나타난 ‘생명’이, 성경이 말하는 생명과 세상이 말하는 생명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언문이 강조하고 있는 ‘생명’은 세상에서 말하는 자연적 생명(bios)과 훨씬 더 높은 형태로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이미 소유하고 계시고 성도들이 부활 이후 온전히 공유할 초자연적 생명(zoe)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에 의하면 자연적 생명인 ‘bios’는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이 공유하고 있는 생물학적 생명”이고, 초자연적 생명인 ‘zoe’는 “영원한 생명으로서, 하나님 자신으로부터 온 것이고 그를 믿는 자녀들만이 공유하는 것”이다. 또 “회개와 믿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물과 성령으로 중생할 때 지금 신비하게 시작되는 것”, “갈보리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제사로 우리들에게 주어지게 된 것”으로서, ‘bios’와 구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영한 박사는 “그러나 이와 같은 진리를 부산 총회와 준비 문서 가운데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이번 총회에서 ‘생명’은 “주로 세속적, 사회적,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그는 이번 칼럼에서 이번 선교선언문이 ‘종교다원주의적 경향을 털어내지 못했다’, ‘동성애를 차단하지 못했다’, ‘정치적인 평화 개념에 치우쳤다’, ‘정의 개념이 편파적이다’며 복음주의권의 입장을 대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