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1세 ⓒ교황청 |
교황 프란치스코(77)가 가톨릭 사제들과 신도들에게 적극적인 현실 참여를 권고하고 나섰다. 교황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자신이 전한 메시지들을 모아 ‘사제로서의 훈계’라는 문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교회가 “조직의 안위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며 “말과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에 개입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거리의 진흙을 신발에 묻혀야 한다 … 나는 교회가 좀더 깨지고 상처 입고 더러워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문서의 많은 부분을 자본주의의 탐욕과 이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에 할애하기도 했다. 그는 “통제 받지 않는 자본이 새로운 독재자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독재자는 자신의 법칙만을 강요하며, 윤리와 심지어 인간마저도 비생산적인 것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은 부유층의 투자 및 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수효과’를 말하지만 이는 잔인하고 순진한 믿음일 따름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내려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그 낙수를) 기다리고만 있다”고 개탄했다.
또 “십계명의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현 시대에 맞게 고쳐 쓴다면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제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이러한 불평등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제들을 향해 그는 “교회는 사회통합과 인권, 시민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찾아내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가난한 자와 부를 나누지 않는 것은 그들의 마땅한 소유를 도둑질하는 것’이라는 옛 성인들의 말을 기억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300년 만의 첫 비유럽 출신 교황으로서, 전임 교황들과 달리 현실 참여와 행동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정치인들이 더 잘 통치하도록 사제들이 능력 닿는 대로 최대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