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올해는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을 불허했다.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에 접어든 작금의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긴장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올해에도 한 민간 교회가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예배를 신청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국방부는 모 군선교단체의 성탄트리 점등을 불허했다가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또 다른 민간교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돌연 점등식을 하게 해 진보 개신교계의 빈축을 산 바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당시 논평을 내고,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으로 인해)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전하는 성탄절의 은총이 왜곡되는 것이며, 점등을 하고자 하는 분들의 기도와도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특히 국방부를 향해선 "성탄 트리 점등을 허용하는 것은 북한과 군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했었다.
반면 보수 교계는 국방부의 ‘성탄트리 점등식’ 불허 방침에 반발하는 논평을 내고 있다. 보수 교계 여론을 대표하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정부의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 불허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성탄절은 세계적 종교행사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정부가 불허하는 것은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라도 정부는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을 허용하기 바라며 불필요하게 종교탄압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합의한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의해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중단됐다. 이후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재개됐다가 201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다시 불허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영등포교회의 점등행사 요청을 받아들여 대통령 선거 직후인 12월 22일부터 10일 동안 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