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 |
3일 열린 제24-3차 실행위원회에서 홍재철 대표회장의 제안에 따라 실행위원들은 기립으로 의사 표시를 했으며, 만장일치로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바뀐 정관에 따르면, 대표회장 임기는 기존 ‘2년 단임’에서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로 수정됐다. 현 대표회장에게도 정관의 효력이 미쳐 홍 목사는 차기 대표회장 출마 자격을 얻었다.
앞서 홍 대표회장은 작심이라도 한 듯 회의 시작 전부터 차기 대표회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선언을 하기까지 했다. 홍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연합과 한기총을 통합하기 위해 대표회장직에 도전한다"며 "정관을 개정해 대표회장직을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면, 내년 1월 한기총 총회에서 당선되자마자 7인 위원회를 구성해 한교연과 대화에 나설 것이며, 6월 말까지 (양 기구)통합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교연 대표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11월 즈음 (양 기구의)합동 총회를 열어 제3의 대표회장직을 뽑겠다고도 약속했다.
홍 대표회장은 정관 개정이 통과된 실행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연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특히 "내가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만큼은 반드시 통합을 이룰 것"이라며 "통합이 이뤄지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양 기구간)통합 총회를 통해 새로운 대표회장을 다시 세울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한교연측에서는 양 기구의 통합의 필연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홍 대표회장이 출마의 변으로 ‘기구 통합’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순수하지 못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회장이 ‘본인 선거용’으로 기구 통합을 운운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또 홍 대표회장의 차기 대표회장 출마 소식에 연합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만약 홍 대표회장이 차기 대표회장 선거에서 당선될 시 특정교단(예장합동)의 대표회장 장기집권이 현실화 되어 여타 교단들의 빈축을 살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회장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홍 대표회장은 이번에 무리하게 추진된 정관 개정안에 대해 완강한 고사(10월 22일 긴급임원회)의 표시를 한 바 있으며, 지난 12일 정관 개정안 부결 직후에도 별다른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 돌연 작심하고 차기 대표회장에 출마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목회자로서 요구되는 수준 높은 도덕성으로서의 언행일치를 헌신짝 처럼 버린 것이다. 이와 관련, 홍 대표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연임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히자 3명의 후보가 차기 대표회장을 노린다고 모 언론이 보도했다. 미안하지만 한기총의 역사성을 두고 볼 때 3명은 대표회장감으로 부족하다. 주위에서 나에게 다시 한기총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고,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아니면 부정선거를 막을 사람이 없다. 나만큼 깨끗하게 당선된 대표회장이 어디 있느냐. 나의 유익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 오직 한교연 통합에만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