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수유동 한신대 신대원 채플실 앞에서 신대원, 신학과 학생들 그리고 교수진이 시국선언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이지수 기자 |
한신대 신학대학원 및 신학과 학생들이 시국선언 행사를 4일 수유동 캠퍼스에서 열었다. 행사에는 연규홍 신대원장, 이영미 교수 등 교수진도 참여했다.
행사는 이영미 교수(구약학)의 기도, 학생들의 발언, 시국선언문 낭독, 연규홍 신대원장의 교수 대표 지지사,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낮 12시 40분 채플실 앞 야외에 학생들과 교수진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이영미 교수가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이 교수는 “주님의 창조세계는 이토록 아름답건만 요즘 참으로 살맛 나지 않는 세상을 살아간다”며 “부정선거개입 등의 진실을 향한 외침은 선정적 연예인 가십거리와 사생활 들춰내기로 묻어버리고, 촛불을 든 1만 명의 외침보다 5백 명의 어버이부대의 목소리를 더 크고 공정한 양 보도하는 괴물 미디어의 횡포 앞에 무기력하고 황당하다”고 기도했다.
▲이영미 교수(구약학)가 기도하고 있다. ⓒ사진=이지수 기자 |
또 “양심 어린 사제의 설교를 총리와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녀사냥 하듯 종북 이데올로기 정치개입으로 내모는 파렴치한 세상, 유신 독재자의 영정을 하나님의 거룩한 제단에 걸어놓고 추도예배를 드리며 독재를 찬양하는 기본도 모르는 목사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라며 “더 이상 정의를 외치지 않고서는 내 속의 뼈가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이어갔다.
학생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기관의 개입으로 민주적 선거를 부정선거로 훼손시킨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하라 ▲국가 기관은 대선개입과 축소수사를 자행한 사건에 대하여 대국민 사과와 기관의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즉각 실시하라 ▲종북몰이라는 이념갈등을 국민들 사이에 조장해 정치적 난관을 회피하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등을 비롯한 여러 사안들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라고 밝혔다.
또 시국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한신은 정의와 평화가 담긴 복음을 전파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공동체다. 때문에 우리는 민중과 민주주의를 지켜내며 올바른 정치를 실현할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도해왔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짓밟던 유신시대로 회귀하려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연규홍 신대원장은 “지금은 자다가 깨어날 때”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또 “선배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린 그 길을 따라가길 바란다. 오늘 여러분이 어떠한 자기희생의 수고를 하느냐에 한신의 미래와 자유,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 행사는 학생들이 주도해서 개최했으며, 학생들의 뜻을 듣고 교수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