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건축 둘러싼 긴급좌담회 열려

“방주형 교회로서의 성속 이원론 교회관 수정 필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주최로 ‘긴급좌담회- 사랑의교회 건축을 통해 본 한국교회 건축문제’가 4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의 한 연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진한 기자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건축을 둘러싸고, 한국교회 건축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4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제3연수실에서 진행된 ‘긴급좌담회- 사랑의교회 건축을 통해 본 한국교회 건축문제’에는 패널로 권혁률 기자(CBS), 정시춘 소장(정주건축연구소), 정재영 교수(실천신대원 종교사회학) 등이 참여해 한국교회 건축문제에 대한 견해를 표출했다. 
 
먼저 대다수 교회들이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 성장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때문에 교회의 구성원들은 어느 정도 교인수만 확보되면 독자적으로 교회 건물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싹 틔운다는 것이다. 권혁률 기자는 이 같은 점을 확인하며, "교회가 커지면 분립하거나 개척을 하는 모범 사례들이 있다"면서 "교회의 사이즈 늘리기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회 규모를 놓고 볼 때, 200~300명이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그 이유로 "서로 얼굴을 확인하며 반갑고도 의미있는 신앙의 교제를 해나갈 수 있는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시춘 소장은 이어 "교회의 건축 예산을 살펴보면 항시 실질적인 교회 건축비용과 비교해 볼 때 턱없이 부족할 때가 많다"며 "각 부서의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여 주어 그처럼 예산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재고가 요청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교회 규모를 놓고 볼 때 해당 자리에 이렇게 큰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교회들이 더러 있다. 사랑의교회도 그런 교회 중 하나인 것 같다"고 했다. 

정 소장은 이 밖에 "한국교회 건축의 문제로는 경제성·공공성·상징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며 "교회의 한정된 자금을 건축에 쏟아부으면 사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건물 짓고 경매에 들어가는 교회도 많이 봤다. 또 교회를 지역 환경의 일부로 본다면, 공공성도 생각해야 하며, 교회 본연의 상징성도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교회 규모에 대한 이러한 집착에 대해 종교사회학적 성찰도 있었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가 대형화되는 추세는 현실이기에 이를 무시하거나 부정하거나 또 대형교회에 규모를 줄여라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교회관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보통 교회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방주형 교회를 떠올리지 않는가"라며 "세상 사람들을 다 교회로 불러 들여와 구원을 얻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교회의 부피가 자꾸만 커지는 것이다. 종교개혁 이후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성속 이원론식 사고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교인수가 많더라도 교인 하나하나가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자신의 신앙을 실천해 나갈 수 있다면 교회 건물을 크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또 설혹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도 교회가 지역사회와 자원을 공유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교회는 일반적으로 전도 활동에 무게를 두는데 중요한 것은 교회 밖 사람들, 지역사회 사람들과 교류가 있어야 전도 활동이 가능한 것"이라며 "교회가 자원이 있고, 에너지가 있을 때 더욱 지역사회와 자원을 공유해 가는 것이 더 건강하고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긴급좌담회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주최했으며, 좌담회의 사회는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가 맡았다.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감사예배 직후에 나온 사랑의교회 건축 관련 간담회라서인지 다수의 취재진이 몰려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 중에는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건축 초기 기획홍보 담당을 맡았던 고직한 선교사도 있었다. 그는 "애초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축이었다면 시작 초기부터 참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건축에 △의사결정 과정 △불법적·편법적 도로점용 문제 △도를 넘어선 화려함 추구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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