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 법륜 스님 ⓒ베리타스 DB |
법륜 스님은 지난달 11일,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SNS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란 이름의 계정을 처음으로 열었다. 한 달 만인 1월11일,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를 소식받기(구독) 하는 사람의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1개씩 올라오는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는 평균 1만개 이상의 공유하기, 좋아요, 댓글이 달린다. 특히 2014년 새해 첫날에 올라간 메시지에는 2만 3,681명이 댓글을 달고 2만 2,894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1만 8,776명이 공유하기를 했다. 댓글 달기 등을 통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다른 SNS에 비해 높은 충성도를 보여준다.
법륜 스님이 SNS에서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16주째 하고 있는 ‘인생 수업’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법륜 스님이 보내주는 메시지에는 인생 고민에 대한 쉽고 명쾌한 해법이 담겨 있다.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시대에 ‘힐링’과 ‘치유’를 경험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스토리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에 올라온 메시지들을 한번 살펴보자. 각각 1만개가 넘는 댓글과 좋아요가 달렸다.
“이해 없는 사랑은 폭력입니다. 이해가 없으면 내 입장에서는 사랑이어도 상대방에게는 억압이 됩니다. '내가 너를 좋아하니까 너도 나를 좋아해라.' 이렇게 내 감정에 눈이 어두워서 상대를 속박하는 것이죠. 사랑의 핵심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거예요. 상대는 나와 다릅니다.” - 2014년 1월 4일
“부부 싸움은 사소한 데서 시작합니다. 상대를 고쳐보겠다면서 어린 아이처럼 기 싸움을 벌이곤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내 식대로 고칠 수는 없습니다. 나도 나를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의 성질을 고치겠습니까? 남녀가 만나 잘 살기 위한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비난보다는 충고가 낫고 충고보단 이해가 낫습니다. 정말 고쳐야 할 건 누군가를 고치겠다는 자기의 마음입니다.” - 2013년 12월 12일
▲1월11일, 한 달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한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카카오스토리. |
내용이 짧으면서도 그 속에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담겨 있다. 두꺼운 철학 책을 힘들여 읽지 않아도 짧은 메시지 속에서 삶의 명쾌한 해법을 접할 수 있다.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비결을 물어봤다. IT 회사에 근무하는 이주희 씨는 “출퇴근 시간이 책을 읽기엔 짧은 시간이어서 카카오스토리에서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를 읽는다”며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긴 글보다 농도 짙은 짧은 글이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대학생 김수정 씨 역시 “머리나 마음이 복잡할 때는 긴 글보다 짧은 글이 더 잘 읽히고 재미있다”며 “요즘은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덕에 짧으면서 좋은 글을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또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는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좋아서 읽다가 좋으면 바로 글을 퍼뜨리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구독자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공감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점,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을 얻을 수 있는 점을 희망편지의 장점으로 꼽았다.
더군다나 카카오스토리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비해 지인들끼리만 친구를 맺는 폐쇄성이 매우 강한 SNS 매체인데, 이런 폐쇄성 속에서도 100만명이라는 구독자를 한 달 만에 달성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급증하는 만큼 유행에 따라 주목받는 SNS도 달라지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트위터의 대통령이라 불리우며 전성기를 누리던 시대가 있었다. 페이스북에서도 좋아요 팬수가 수십 만명에 이르는 페이지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SNS 지형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가 카카오스토리에서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대한민국 SNS 지형에는 또다시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사회적 대립이 격화되고 인간성 상실이 가속화되는 이 시대에 국민적인 멘토로 주목받고 있는 법륜 스님은 SNS를 통해 어떻게 대중들과 소통해 나갈까? 앞으로의 추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