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김영주 총무·황우여 대표, ‘북한인권법’에 시각차

황우여 대표, 새해 인사차 NCCK 총무실 예방

▲김영주 NCCK 총무(좌)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북한인권법’ 제정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실을 예방, 김영주 총무와 새해 인사를 나눈 뒤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애초 인사치레 대화를 가볍게 나누다 물릴 자리인 줄 알았으나 북한인권법 제정 문제가 나오자 서로 시각차를 보이며 각자의 의견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공개로 진행되던 대화는 급기야 계속된 의견차로 비공개로 전환되기도 했다.
 
북한인권법 제정에 관해 말문을 연 것은 황 대표였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적 기준인 유엔인권선언에 따라야함을 강조하며, 북한인권법과 북한지원법을 분리해서 봐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엔 정신 하에 북한인권법과는 달리 북한지원법도 별도의 체계가 있다"며 "유엔헌장 등 국제적 인권 기준에 따라 돕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총무는 북한인권법 제정에 "북한의 정치체제에 관여하는 근거를 남기는 것은 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미국이 남한의 인권법을 만든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현재 법조항에 대해 공부하지는 않았으나 국가 간 관계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든다"고 응수했다. 
 
황 대표는 그러나 앞서 제기한 관점에서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적 의무’를 역설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 지원하고, 이탈이 심할 때에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며 "침묵하는 것은 동조로 보일 수가 있다.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갈급함과 처절한 인식이 있으면 목소리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현실, 지하교회 문제 등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시대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려는 국제적 흐름"이라며 "유엔에서는 북한인권에 대해 매년 결의하고 있는데 우리만 무감각한 것이 아닌가. 전 세계가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는데 우리만 대화 한다는 이유로 침묵을 지키라고 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北 체제 압박이란 방법론이 포함된 북한인권 개선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김 총무는 섣부른 북한인권법 제정이 남북관계 대화 단절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민간 차원도 아니고 국가가 법을 만들어서 하는 것은 국가보안법도 있고 남북의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데 상대에 대해서 대화의 통로가 잘 지켜지기 어렵게 되지 않겠는가 한다"며 "우리에게는 원칙일 수 있지만 저쪽에서는 수용이 안 될 수 있기에 만나서 협상도 하고 타협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러나 북한 인권 개선 문제를 상대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인권은 절대적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타협이나 대화의 대상도 아니다"라며 "국가 간에도, 민족 간에도, 어느 누가되더라도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지적을 해야 하고 말을 해야 한다. 동포로서 그것을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맞 받아쳤다. 
 
끝으로 김 총무는 "(교착상태에 접어든 남북 관계를 놓고 볼 때)정부가 과감하게 남북 협력을 위한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북한인권법 제정이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한다"고 밝혔으며, 황 대표는 "특별한 게 아니라 유엔 산하 국가들이 하는 것은 해야 하질 않겠는가. 그것도 하지 않으면 훗날 (동포로서)어떻게 변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응수했다, 
 
이날 공개된 대화를 기초로 놓고 볼 때 NCCK측은 카운터 파트너로 이제껏 남북관계에서 대화 창구 역할을 해 온 북한 정권을, 새누리당측은 인권 유린 현실에 직면한 북한 동포를 지목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시각차가 거칠게 드러났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김 총무는 남북관계의 대화에 방점을 찍은 반면, 황 대표는 (남북)대화 보다도 북한 동포들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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