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목민교회에서 2014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열렸다. 정교화, 가톨릭, 개신교 지도자들이 기도회 순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김진한 기자 |
2014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열렸다. 22일 저녁 7시 서울 양천구 목민교회(담임 김동엽 목사·예장통합 총회장)에서 열린 이 기도회에는 정교회, 가톨릭, 개신교 여러 교파 지도자들이 한 데 모여 신앙의 모양은 각기 다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공통분모로 하는 믿음 안에서 하나임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그리스도인들 간 신앙의 다양성은 ‘교회 일치를 위한 영적 은사 교환’ 순서에서 확연하게 드러났으며, 각기 다른 모양의 상징물들이 제단 앞에 모여지면서 정점을 이루었다. 제단 앞에 놓여진 신앙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상징물들은 어우러져 나름의 조화를 갖추기도 했다.
▲제단 앞에 놓인 다양한 신앙의 모양들을 상징하는 상징물들. ⓒ사진=김진한 기자 |
천주교식 예식을 따른 이날 기도회 설교는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장)가 맡았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고전 1:13)’라는 제목의 강론에서 그는 신앙의 모양의 다름과 차이를 용납하지 않으며, 갈라지고 분열된 모습을 보인 한국교회의 현실에 "진정 아픔을 느끼지 못했고, 치유하기 위한 절실한 노력에도 미흡한 점이 많았다"면서 "우리의 갈라짐과 분열은 그리스도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김 주교는 이어 "한국교회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보다 교세 확장을 통해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급급하지 않았는지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으며, 이에 앞서 "개신교와 천주교는 그 따르는 숫자로만 보면 한국에서 세명 중 한명이 믿는 꼴로 가장 큰 규모이나 서로 다른 종교와 같이 비치는데 이는 바울과 아볼로, 게바 편을 내세우던 고린도 교회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희중 대주교(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장)가 강론하고 있다. ⓒ사진=김진한 기자 |
그러면서 한국 개신교와 천주교의 올해 중점 사업인 신앙과직제위원회 창립이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인간적 교제와 친교에 머무르지 않고 ‘저들이 하나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신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성령의 역사하심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일치할 수 있는 성숙한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양측의 협력을 통해 구체화된 시금석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며 "일치를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은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겨레와 사회에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역설했다.
설교에 이어 목민교회 연합찬양대의 찬미가 있었으며, 이어지는 ‘신앙과 일치 안에서 응답하기’ 순서에 참석자들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함께 낭독하고 ‘신앙과 사명의 찬송’을 불렀다.
또 ‘청원 기도’ 시간에는 캐나다 교회들이 유엔의 ‘밀레니엄 8대 목표(MDGs)’를 받아들여왔다며, 신복현 목사(감리회)·이길수 목사(기장)·김미현 어린이(목민교회)·이석병 목사(기하성) 등이 △가난과 굶주림 퇴치 △보편 교육 △남녀의 동등한 존엄과 권리 △아동 건강 △임산부들의 건강 개선 △에이즈와 말라리아, 기타 질병 퇴치 △지속 가능한 환경 보전 △국제 연대와 세계 협력 관계 등을 놓고 기도했다.
▲22일 저녁 목민교회에서 열린 2014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에 참석한 각 교단 지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 ⓒ사진=김진한 기자 |
한편, 매년 1월 18-25일(북반구 기준) 진행되는 (그리스도인)일치 기도주간은 1908년 폴 왓슨의 제안에 따라 뉴욕 개리슨 그레이무어에서 처음으로 진행됐고, 가톨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중 1964년 11월 21일 교회 일치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이 반포된 후 1966년부터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직제위원회’와 로마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가 공식적으로 기도주간 자료를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1968년부터 그 자료를 근거로 일치 기도주간 행사를 지켜오고 있다. 이날의 기도문 및 본문 등도 WCC 신앙직제위원회와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가 지명한 국제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완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