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
손 교수는 메가처치의 번영신학이 이런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교인과 교회의 수가 늘어나고 재정이 넉넉해지자 하급 가치를 향유할 가능성이 생겼고 그런 것에 대한 유혹이 생겨난 것"이라며 "거기에 번영신학 같은 잘못된 신학이 가세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했다. 또 세습, 횡령, 선거부정 등 비신사적이고 비도덕적인 수단까지 동원되고 있는 오늘의 교회 현장에 대해 "세속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이어 "그런 종교는 그 자체로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라며 "아직도 순수성을 유지하는 교회와 지도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 대부분 개인적인 경건에만 집착할 뿐 교계 전체에 대한 책임의식이 결여되어 있고, 사회의 신뢰를 회복시키기에는 턱없이 수가 작다"고 했다.
그러면서 故 한경직 목사가 살아생전에 있었다면 "한국 기독교는 이렇게 처참한 상황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 목사는 성경이 제시하는 지도자의 전혀이었다. 스스로 대표가 되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지도자가 누릴 수 있는 명예나 행사할 수 있는 특권을 즐기지도 않았다"고 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한경직 목사는 설교나 강의의 사례나 강사료를 일체 받지 않았다. 특히 교회가 그를 위해 건축한 은퇴목사관을 사양하고 매우 비좁은 남한산성 거처에서 여생을 보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손 교수는 "돈 한푼, 땅 한 평 자녀들에게 남기지 않아 김수환 추기경, 월정 스님과 같이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며 "돈에 찌들었으면서도 돈을 초월한 삶을 존경하는 한국 사회와 종교계에 그 사실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존경을 받고 도덕적 권위를 가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늘 한국교회 현장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목회 세습에 관한 한 "한경직 목사 역시 목회자 자제를 두고 있었다"며 "그 아들 목사는 영락교회를 세습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서 목회함으로 아버지의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끝으로 "탐심을 버림으로 한경직 목사는 기독교의 위대한 지도자 반열에 설 수 있게 되었다"며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알려진 탬플톤 상을 수상하면서도 자신은 신사참배를 했기 때문에 수상 자격이 없다고 겸손해 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