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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섭의 미술산책] 사도신경: “descendit ad inferna”

심광섭·감신대 교수(조직신학)

▲조토, Descent into Limbo, 1320-25
▲프라 안젤리코, Christ in Limbo(Cell 31), 1441-42.

예배 때마다 고백하는 사도신경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은 그리스도의 ‘인격’(person)에 대한 고백과 그리스도의 ‘사역’(일, works)에 대한 고백으로 이루어진다. 
 
인격에 대한 고백은 비교적 간결한데 비해 사역에 대한 고백은 길다. 인격에 대한 고백은 명사가 중심인데 반해 사역에 대한 고백은 동사로 이루어진다.
 
⑴인격에 대한 고백: 예수 그리스도, 외아들, 우리 주(Credo in Jesum Christ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⑵사역에 대한 고백: 성령으로 잉태(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natus ex Maria virgine),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passus sub Pontio Pilato),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지내시고(crucifixus, mortuus et sepultus), descendit ad inferna,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하늘에 오르사(ascendit ad coelos),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sedet ad dexteram dei patris omnipotentis,),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inde venturus est iudicare vivos et mortuos).
 
사역을 위해 사용된 12개의 동사는 다음이다: 잉태하다, 나시다, 고난을 받으시다, 못 박히시다, 죽으시다, 장사지내다, 내려가다, 다시 살아나시다, 오르다, 앉아계시다. 오신다, 심판하신다.
 
칼뱅은 그리스도의 탄생으로부터 즉시 그의 죽음과 부활로 넘어가는 고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완전한 구원의 전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일생 동안 보이신 복종의 다른 부분도 제외되지 않는다”[<기독교강요>, II.16.5>]
 
칼뱅은 현재 대부분의 개신교가 빠뜨리고 있는 “지옥에 내려가사” 부분에 대해 길게 논의하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옥 강하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것은 종교개혁 신학자로서 놀라운 일이다. ‘하늘에 오르사’(ascendit ad coelos)는 ‘지옥으로 내려가사’(descendit ad inferna)와 고백에서 서로 대구(對句)를 이루고 있다.
 
칼뱅은, 이 고백은 구속을 실현하기 위해 적지 않은 중요한 일이며, 귀중하고 유용한 신비가 거기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이 신조를 제거한다면, 그리스도의 죽음의 혜택은 많이 상실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칼뱅은 “그리스도께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전파하시니라”(벧전 3:19)와 “그는 사망의 고통에 매여 있을 수 없었다”(행 2:24)는 말씀을 근거로 그리스도의 죽음의 힘이 죽은 자들에게까지 미친다는 점을 찬양하고 있는 구절들이라고 본다. 경건자들과 불신자들을 혼돈해서는 안 되지만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죽음을 알았다고 가르치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악마의 권세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지옥의 고통을 상대로 직접 맞붙어 싸우심으로써 그것들을 모두 정복하고 개선하셨다”는 고백이 여기에 담겨 있다.[<강요>, II.1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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