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애달픈 마음으로 세월호를 주시하는 이유는 인간의 탐욕과 비인간성을 폭로하기 위함이 아니라 생명의 의지를 확인하며 희망의 연대를 구성하기 위함일 것이다. 행정적이며 기술적인 지원이 미흡하다며 질타하는 이유도 한 생명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질타를 받는 사람들은 그들이 맡은 역할 때문에 그 희생을 치르는 것일 뿐 그들의 도덕적 해이나 인간적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명이 세계의 무게와 같다는 것을 모두가 몸으로 느끼며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진도 주변의 어민들은 자신들의 배를 몰고 와서 구조 작업에 동참하고, 자원봉사자들은 희생자 가족들을 간호하며, 한국구세군(사령관 박종덕)의 봉사활동을 필두로 기독교계에서도 물적, 영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 도중 당한 일이어서 안산지역 교회들은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주관으로 17일 저녁 8시 ‘여객선 침몰사고의 수습과 회복을 위한 긴급기도회’를 안산빛나교회(유재명목사)에서 개최했다. 한기총에서는 전현직 임원들이 팽목항을 방문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실종자를 찾게 해 달라”는 기도를 올리고 관계자들과 유족들을 만나 격려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세월호 침몰관련 교회차원대책 마련 위한 긴급교단장 회의를 4월19일(토) 오전 7시 대한성공회 주교좌 성당에서 개최하기로 공지했다. 그리고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교회 모임이 가두에서 벌어지기도 했으며, 안산 지역뿐만 아니라 고난주간의 예배를 소집하는 교회들에서도 세월호의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위한 중보기도회가 열렸다.
이렇게 모든 교계가 물적으로 영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재난에 대해 신앙인으로서 반응하는 일이며 하나님의 능력과 위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의 마음속에 호소하는 의미가 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지금 현재 그가 하나님을 믿고 있음을 진실한 마음으로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전파되는 한 중보기도문을 약간 수정하여 거기에 베리타스의 마음을 함께 싣는다.
“빛이 되신 주님께서 기적을 베푸시어 어두운 바다를 밝혀주시고, 구원의 닻줄을 내리시어 그곳의 어둠과 싸우는 우리의 자녀들 한 생명까지도 구원해주시길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의 구원의 손길을 펴시사 풍랑을 잠재워주시고, 바다의 수온이 따뜻하게 유지되게 하시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의 기적이 베풀어지게 하옵소서. 요나를 고기 뱃속에 보호하셨다가 사흘만에 보내주신 대로 우리가 함께 부활의 의미를 체험하며 증거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옵소서. 그리고 마음을 졸이며 실종자들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도 어루만지사 그들이 소망 가운데 함께 고통 받는 사람들을 껴안을 수 있게 하옵소서. 주님! 모든 구조자들의 눈을 밝히시고 지혜 가운데 충만케 하시어 그들의 오감을 주장하옵소서.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다 하신 주님께서 이 시간 신실하게 일하실 줄 믿으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