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꿈꾸는행동(이하 샬롬나비)가 28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총체적 부패 고리 척결과 부실한 사회 시스템 재정비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성명에서 "선장의 판단력과 지도력과 책임감 부재로 300여명의 생명을 잃은 세월호 침몰 사건은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총체적 몰락을 상징하는 사건이며, 한국 근대사의 일그러진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토대를 둔 한국사회의 물질적 번영 뒤에는 맘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참사는 맘몬주의의 탐욕이 일상의 관습이 된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이다"라며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와 안정을 주었으나, 그 대가로 우리 사회는 직업인이 지녀야 할 최소의 윤리를 잃어버리고 흉물스럽게 되고 말았다. 이로써 사회가 지켜야 할 직업윤리가 이 땅에서 사라졌으며, 그 자리를 대신한 탐욕 맘몬주의가 세월호의 참상을 낳았다"고 전했다.
세월호 침몰사건이 대형 참사를 낳은 원인으로는 △직업 종사자가 지녀야 할 판단력과 책임감의 부재 △경제적 이익이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악덕 기업 청해진해운과 기업의 실소유주인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총수 유병언 씨 일가의 탐욕과 안전 불감증 △우리 정부의 재난 대처 능력의 부재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이들을 감독 관리하는 한국해운조합과 한국선급 등 해양관련단체, 이들 감독기관들을 감독하는 해양수산부의 검은 유착관계로 빚어진 인재(人災)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샬롬나비는 무엇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정부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비상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국민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이 참사를 일으킨 총체적 부패 고리 척결과 부실한 사회 시스템 재정비를 촉구한다.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경, 진도해역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대참사는 온 나라를 충격과 비통과 분노에 빠지게 했고, 이로 인해 지금 전국적으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탑승객 476명 중 174명이 구조되고 사망자와 실종자가 도합 302명이 되는 이 대참사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선장과 승무원과, 탐욕에 가득차서 자신들의 이익과 무고한 생명들을 바꾼 악덕 기업인과, 뇌물을 받고 감독의무를 저버린 해운단체들과, 이런 비리의 관행을 조장 방관해 온 관료들이 합작하여 일으킨 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국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떠나면서 파란 하늘을 향해 퍼뜨린 단원고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를 바다 속으로 사라지게 한 이 참사를 20년 전 서해 페리호 사고처럼 우리는 또 다시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망자와 실종자 유가족의 깊은 슬픔과 비통함 위에 하나님의 다함없는 위로가 함께 하길 기도하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
선장의 판단력과 지도력과 책임감 부재로 300여명의 생명을 잃은 세월호 침몰 사건은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총체적 몰락을 상징하는 사건이며, 한국 근대사의 일그러진 단면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토대를 둔 한국사회의 물질적 번영 뒤에는 맘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참사는 맘몬주의의 탐욕이 일상의 관습이 된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와 안정을 주었으나, 그 대가로 우리 사회는 직업인이 지녀야 할 최소의 윤리를 잃어버리고 흉물스럽게 되고 말았다. 이로써 사회가 지켜야 할 직업윤리가 이 땅에서 사라졌으며, 그 자리를 대신한 탐욕 맘몬주의가 세월호의 참상을 낳았다.
세월호 침몰사건이 이렇게 커다란 피해를 내게 된 원인은 다음 네 가지다.
첫째, 직업 종사자가 지녀야 할 판단력과 책임감의 부재이다. 가라앉는 배에 어린 생명을 남겨두고 자신의 목숨을 먼저 건진 선장과 승무원들은 직업인으로서 인간이 지녀야 할 최소의 윤리와 책임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들은 물신(物神)주의가 만연하는 우리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흉한 얼굴이다. 직업 종사자는 사회의 구성원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일을 찾아 솔선수범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침몰하는 배에서 자리를 지키라고 명령하고 자신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탈출한 선장은 자신의 이익과 안락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둘째, 이번 대참사는 경제적 이익이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악덕 기업 청해진해운과 기업의 실소유주인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총수 유병언 씨 일가의 탐욕과 안전 불감증이 낳은 결과이다. 경제적 이익에 눈멀어 배를 불법적으로 개조하고,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화물을 적재한 후 악천후에 시도한 무리한 항해가 이 참사를 가져온 것이다. 한국사회는 경제적인 탐욕에 사로잡혀 안전에 대한 불감증에 걸려 타인의 생명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잃어버렸고, 경제적 발전에 근거한 물질적 번영을 사회의 목표와 가치로 삼으면서, 지향점과 가치와 목표를 잃었다. 고귀한 생명보다는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을 우선시한 악덕기업에 대한 엄중한 법적 응징(膺懲)이 필요하다.
셋째, 세월호 대참사는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이들을 감독 관리하는 한국해운조합과 한국선급 등 해양관련단체, 이들 감독기관들을 감독하는 해양수산부의 검은 유착관계로 빚어진 인재(人災)이다. 해수부 전직 관료들이 해운회사들이 출자한 한국해운조합에 재취업하고, 해운회사들의 비리를 눈감아 주고 안전관리 의무를 저버림으로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공익을 위해서 헌신해야 할 관료집단이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행정 시스템을 사유화(私有化)한 것이 온갖 대형 사고들의 원인이 되고 한국사회를 부패와 불의로 썩어가게 만들고 있다. 한국사회의 부정불의의 온상인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의 오래된 관행이 뿌리 뽑히지 않는 한, 세월호 참사는 다시 반복될 것이다.
넷째, 세월호 대참사는 우리 정부의 재난 대처 능력의 부재를 드러내었다. 재난 전문가 부재로 인해 재난발생시 보다 신속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하였어야 할 해경은 사고 이후 관제(管制)에서 구조(救助)에 이르는 초기대응에 실패함으로써 인명피해를 키웠다. 뉴욕타임스는 “배가 거의 잠긴 뒤 수색대 들어갔다”고 비판하였다. 구조 작업의 컨트롤타워가 해경에서 안전행정부로, 국무총리로 옮겨가면서 손발이 안 맞는 사례가 속출했다. 정부는 구조자와 실종자의 수와 명단이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등 위기관리능력의 부재를 보여주었다. 해외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정부의 위기대처 능력은 후진국 수준이라고 보도한다. 재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고 정착화 시키지 못함으로 인해 재난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엄청난 희생자를 내지 않을 수도 있는 사건에서 수백 명의 학생이 사망·실종했다는 사실로 인해 한국사회의 국제적인 신뢰도가 크게 실추되었다.
샬롬나비는 이 대참사로 인한 희생자 유족들의 슬픔에 동참하면서 정부와 사회와 교회를 향해 대해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원인을 제공하고 책임을 져야 할 청해진해운, 그 배후인 유병언 씨 일가, 한국선급과 한국해운조합, 해경, 해수부의 책임을 분명히 가려내어 단호하게 응징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직관료들의 관련단체의 재취업으로 인한 부패의 고리를 끊는 단호한 공직사회의 개혁이 필요하다.
둘째,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정부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비상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국민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이번 사고로 희생당한 유가족들의 씻기 어려운 상처를 치유하고, 살아남은 생존자들 특히, 청소년들의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S)을 비롯한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사회의 구조적 부패를 바라보면서 변화시키기 보다는 시류에 편승하여 편리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영광의 신학만을 추구함으로 침몰하는 부실(不實)한 사회를 만들었다는 것을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 더욱이 죽어가는 어린 학생들을 버리고 홀로 탈출해나간 선장과 선원들은 바로 오늘날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한국교회를 만든 교회 지도자들을 표상한다는 여론의 비난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은 먼저 회개하고 자신들을 철저히 정화함으로써 침체된 교회의 도덕성을 쇄신하고 나아가 구조적으로 병들어 있는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바른 윤리의 본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은 우리의 윤리적 삶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추동력임을 잊지 않고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윤리적 모범이 되어야 한다.
넷째,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가족을 잃고 슬픔과 고통에 빠진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 울고 그들의 아픔을 사랑으로 감싸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꽃다운 청소년들을 희생시킨 어른들의 탐욕과 죄악을 회개하고, 우리 사회의 희망인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잘못에 의해서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건강한 사회를 세우는 데 앞장서야 한다.
2014년 4월 28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