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윤리학회가 29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고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우리사회에는 생명의 가치가 돈의 가치로 환원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일이 수 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학회는 특히 "이번에 목숨을 잃은 청소년들은 무책임한 어른들의 이기심에 의해 아무 이유 없이 희생당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라며 "이번 사고의 책임은 부실한 관리와 무능한 대응으로 일관한 정부와 탐욕에 눈이 멀어 무리한 운행과 운영을 일삼은 선주 및 사업주 그리고 이기적이며 비열한 책임회피로 무수한 승객을 죽음에 내버려두었던 선정과 선원들 모두에게 있다"고 했다.
덧붙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으며, 또 "아이들의 미래를 탐욕에 묶어두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애쓰지 못한 기성세대 어른들과 빛과 소금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한국교회 기독교인들도 사회적 공범임을 고백한다"고 발혔다.
아울러 한 때 유가족들의 분노를 산 우리 정부의 늦장 구조에 대해서는 "지휘혼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내고 재난에 대처하는 정부의 능력을 엄격한 수준에서 검토함을써 이러한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학회는 무엇보다 "고귀한 생명을 지키고 그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한국교회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세상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에서 비롯된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물신주의와 성공주의에 물든 한국교회는 이번 기회에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로 거듭남으로써 힘없이 고통당하는 작은 자들의 편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평화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학회는 끝으로 △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슬픔 속에 있는 가족들을 위로하며 이와 같은 재난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으며, △정부는 늦장 구조와 지휘혼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내고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지원과 협조에 추호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검찰은 선장과 선원들, 해운사, 해경 및 해수부 등 관계자들을 철저히 수사하여 사고원인을 한 점의 의혹없이 밝혀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교회는 사고로 아픔을 당한 이들을 위로하고 기도하며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공의로운 세상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