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29일 ‘개교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공동취재단 |
성공회대학교(총장 이정구)는 4월 30일(수)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하루 전인 29일(화) ‘개교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공공성과 실천적 아카데미즘’을 주제로 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대학과 학문의 공공성을 검토함으로써 대학교육의 위상과 공적 영역에 대한 기여의 의미를 되돌아보고자 기획됐다.
심포지엄에서는 개교 이래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수호해온 성공회대학교가 열림, 나눔, 섬김 등 공공성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노력해왔음을 평가하고 공공성의 의미를 예각화함으로써 그 실천을 지속하고자 한 결의를 확인하고자 했다.
사회는 박창길 교수(성공회대 경영학부)와 이시재 교수(성공회대 NGO대학원)가 진행했으며 한완상 교수(전 교육부총리/전 통일부총리)가 기조연설을 했다. 한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공공성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이 국가 지도자와 시장 지도자를 공공성의 가치로 훈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외우고 베끼는 교육보다는 창발력을 장려하는 ‘창조적 아카데미즘’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을 제안했다.
1부에는 ‘공공성과 인문사회과학-성찰 없는 대학과 대학 없는 성찰’이라는 주제로 김진업 교수(성공회대 NGO대학원)가 발표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대학과 국민의 대학이 서로 달라지고 있는 현 상황을 지적하고 반민주적인 시장권력의 논리를 대변하는 교육당국의 정책들이 대학을 취업준비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음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고등교육과 자유교육, 그리고 학문적 탐구의 자유 등 대학 본연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 때 사회의 공적 영역에 대한 대학의 기여가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2부에서는 ‘공공성과 신학-공공성과 하나님 나라’를 주제로 손규태 명예교수(성공회대 신학과)가 발표했다. 손 교수는 하나님 나라를 지상에 구현하고자 하는 일이 사회적 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하는 노력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의 화해와 협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점을 제기했다.
포도원 주인의 비유를 해석하면서 손 교수는 “업적이나 공로에 의한 분배가 아니라 필요에 의한 분배, 즉 공동체적 삶에 기초한 복음적 정의를 지향”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모든 인류가 공히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에서 손 교수는 이러한 “하나님 나라가 지향하는 사회적 공공성의 실천을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끼리는 물론이고] 사회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과 협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다른 종교인들과도 협력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최진봉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를 비롯한 모든 발표자와 토론자가 총평 및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김정훈 연구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은 내부적으로는 ‘100년을 넘어, 다시 처음처럼’이라는 100주년 슬로건처럼 성공회대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대학교육의 의미와 역할을 반성적으로 검토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부적으로는 대학교육 및 학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는 현실에서 개혁의 방향과 새로운 실천을 모색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공회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행사 중 ‘100주년 기념 콘서트,’ ‘100주년 감사성찬례,’ ‘오페라 갈라쇼’ 등 축제성 행사는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기 위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