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철거민참사기독교대책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에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호소문에서 검찰의 수사결과와 김석기 경찰청장의 자진 사퇴로 사건이 일단락 되어 가고 있는 ‘용산참사’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깊은 반성을 촉구하고, 한국교회가 제2의 용산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소문 발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수살기 상임대표 문대골 목사는 “김석기 경찰청장이 퇴임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독교에서 시작,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뿌리박은 성장지상주의와 개발주의 DNA를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진행된 호소문 발표에서 이들은 “1천만 성도, 4만 개의 교회를 자랑한다는 한국교회가 한번이라도 그들의 사정을 들어주려 했다면 서민들도, 경찰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호소문에는 부동산 투기에 급급한 일부 교회들을 지적하며 사람 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한국교회의 맘모니즘을 정면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들은 “땅은 하나님의 것이어서 무차별적 영리추구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그토록 선지자가 외쳤건만(레 25:23) 한국교회는 오히려 부동산을 통한 불노소득에 적극 동조함으로써 사태를 방조 또는 조장해 왔다”면서 “그 결과 한국교회는 설교와 교훈과 삶의 모범에서 스스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권위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이들은 또 “시대가 힘겨울수록 교회는 정부의 전도사가 되어 함께 경제주의를 외칠 게 아니라 혹시라도 있을 사회적 약자의 소리를 대변하는 양심의 보루가 되어야 할텐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사회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이들의(철거민들의) 상처 입은 심령을 위로하고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했다.
용산참사를 야기한 정부와 사회의 속도전적 개발주의에 제동을 걸어야 함도 역설했다. 이들은 “정부와 사회의 속도전적 개발주의를 포기하고, 실수요자와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개발과 주택정책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제안하고 감시하는 책임있는 역할을 다짐해야 한다”면서 “모두가 효율성과 경제만능주의를 외칠 때도 교회들은 하나님 나라의 공의와 사랑을 잣대 삼아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냉철히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