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 차례에 걸친 폭력사태가 발생한 강북제일교회. 해당 교단인 예장통합총회는 지난 3일 총회장 명의로 강북제일교회 폭력사태의 진정을 촉구했다. ⓒ베리타스 DB |
강북제일교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폭력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는 3일(토) 총회장 김동엽 목사 명의의 목회서신을 발표하고 진정을 촉구했다.
목회서신은 "강북제일교회의 폭력사태를 경험하면서, 오늘 우리는 참된 신앙, 참된 교회가 무엇인가를 다시 물을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무릎을 꿇고, 서로를 향한 미움과 정죄와 저주의 돌들을 내려놓아야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태 해결방안으로 폭력 행위 및 폭력 상징물 철거, 양측 성도간 상호인정과 배려를 기반으로 한 평화로운 공동예배, 치유와 화해 등 총 세 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아래는 목회서신 전문이다.
강북제일교회 사태해결을 위한 총회장 목회서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이 비통에 잠겨 있는 4월 20일 부활절 주일에 일어난 강북제일교회의 폭력사태를 경험하면서, 오늘 우리는 참된 신앙, 참된 교회가 무엇인가를 다시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수년 동안 지속되어온 강북제일교회의 갈등의 배후에는 맘몬의 우상 앞에 절한 지도자들과 교회를 자신들의 정쟁의 마당으로 사용해온 이익집단들과 이단세력의 틈입이 있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하나님의 집인 교회를 도둑과 강도의 굴혈로 만들고, 이를 위해 폭력까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악한 세력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그 어떤 악한 세력도, 그들이 사용하는 어떤 폭력도, 하나님의 교회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새롭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강북제일교회 성도 여러분, 이제 우리는 악한 세력에 의해 주도된 분쟁과 갈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능력과 그에 대한 믿음으로 끊어내야만 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인 화해를 이루기 위한 여정을 함께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의 죄악 된 모습이 오히려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고, 우리의 폭력적 모습이 오히려 하나님의 평화를 증거하는 신앙의 역설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무릎을 꿇고, 서로를 향한 미움과 정죄와 저주의 돌들을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화해는 하나님의 선물인 동시에 그리스도인이 이루어야 할 가장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영성이며 신앙적 삶의 최우선적 실천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고통 가운데 있는 강북제일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 교단의 280만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몸의 지체로서 여러분이 겪고 있는 참담한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상처의 치유와 화해의 여정에 동행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그리고 부디 아래의 제안을 신앙 안에서 성찰하시고 실천해 주실 것을 사랑의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하나, 먼저 모든 폭력적 행동을 중단하고 교회 건물 안에 남아있는 폭력의 도구와 상징물들을 즉각적으로 철거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어떤 폭력도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교회공동체를 바르게 세우는 일과 폭력은 결단코 병립할 수 없습니다.
둘, 강북제일교회 양측 대표들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양측이 평화적으로 예배당을 공유하고 성도들이 예배와 기도에 전념하는 일을 통해 치유와 화해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상호인정하고 배려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 강북제일교회의 지도자들과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중심에 모시고, 믿음으로 치유와 화해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함께 나갈 것을 약속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신앙의 목표와 약속의 터 위에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기도회와 원탁의 대화를 즉시 시작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고린도전서 3장 16절-17절)
2014년 5월 3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