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양성평등위원회(위원장 김혜숙 목사)는 나이지리아 소녀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오는 14일(수) 오후 2시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관(서울시 용산구 동빙고동 310-19) 앞에서 납치된 소녀들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연다.
소녀들은 나이지리아 과격 이슬람 단체인 보코하람이 지난달 14일 동북부의 한 기숙학교에서 납치한 276명의 여학생들로서 현재 구금 상태에 있으며 보코하람은 이들을 노예로 팔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기도회의 주제는 “이 땅의 라헬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계십니까?”이다. 기도회에서는 한국교회 여성들의 기도와 함께 미국장로교(PC-USA), 캐나다연합교회(UCC), 세계성공회가 드린 기도가 함께 올려질 전망이다.
특별히 기도회를 마친 후에 양성평등위원회는 “한국교회 여성들의 바람을 담은 서한”을 대사관을 통해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편지는 세월호 참사로 많은 학생들을 잃은 한국인들이 나이지리아인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
더불어 교회협 국제위원회(위원장 이태근 목사)는 이번 사태를 접하며 소녀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국제 공조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담은 논평을 발표했다.
아래는 양성평등위원회의 편지와 국제위원회의 논평 전문이다.
*양성평등위원회의 편지
2014년 5월 14일
수신 : 나이지리아 연방공화국 대통령 굿럭 조나단
제목 : 납치된 나이지리아 소녀들을 위한 한국교회여성들의 요청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4월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으며, 특별히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비통함과 분노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의한 나이지리아 소녀들의 대량납치 사건 소식은 더할 수 없는 충격이며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고하고 무방비 상태의 여학생들을 납치한 이 사건은 생명을 경시한 태도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무자비하게 파괴한 범죄행위입니다. 우리 한국교회 여성들은 전쟁, 갈등, 그리고 종교 그 어떤 상황과 이유 하에서도 여성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린 소녀들에게 가해진 이번 폭력 상황을 세계여성들과 함께 더 이상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납치된 300여명의 여학생들과 가족들의 공포, 슬픔 그리고 고통을 함께 느낍니다. 또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폭력으로 인해 충격과 슬픔을 겪고 있는 나이지리아 국민들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많은 학생들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한국의 자녀들이며, 나이지리아의 딸들 또한 우리 모두의 딸입니다.
하루 속히 납치된 나이지리아 소녀들이 무사히 가정과 학교로 돌아가서 자신들의 꿈을 펼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더불어 나이지리아 정부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이 사건이 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세계시민으로서, 종교인으로서 이 같은 폭력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다시 한 번 소녀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양성평등위원회 위 원 장 김 혜 숙
c.c.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 데스몬드 아카워
*국제위원회의 논평
나이지리아 소녀들의 무사귀환을 바랍니다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시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여학생 276명을 납치한 뒤 노예로 팔겠다고 밝힌 사건에 대해 한국교회는 놀라움과 애통을 금치 못합니다. 세월호 사고로 자녀와 가족을 잃은 한국교회로서 이번 사건은 애통 이상의 아픔을 느낍니다.
힘이 없는 234명의 소녀가 납치되어, 탈출한 53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그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번 일은 명백한 반인도적 범죄입니다. 이 사건은 WCC와 UN이 오래도록 진행해 온 폭력극복 운동에 반하는 것이며, 그 중에서도 특별히 성차별과 평등한 교육의 기회에 반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범죄는 지역사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입니다.
라헬이 자식을 잃고 통곡했듯 한국과 나이지리아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끓는 통곡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자식들이 어미의 품으로 돌아오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한국교회는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세계교회들과 함께 나이지리아와 UN 안전보장이사회에 보코하람에 대한 제재와 납치상태에 있는 여학생들에 대한 구출대책을 요청합니다.
소녀들이 하루속히 안전하게 그들의 터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한국기독교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국 제 위 원 회
위 원 장 이 태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