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학생들, 이번엔 삭발 후 단식농성 돌입

“미온적 대응 시 예측불허 상황 맞이할 것”

세월호 참사 이후 신학생들이 거리로 뛰쳐 나가고 있다. 지난 8일(목) 감신대 소속 8명의 학생들은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기습 점거한 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정부의 부실대응을 규탄했다. 
 
이어 한신대 민중신학회 소속 3명의 학생들은 15일(목) 청계광장에서 삭발을 한 뒤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신학생들은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상식적으로 보아도 이 참사는 국가가 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구하지 않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사건에 국가가 아무 책임이 없는가? (중략) 진심으로 묻고 싶다. 정말 구할 의지가 있었는가?"하고 정부의 부실대응을 강력히 규탄했다. 
 
단식농성 중인 한신대 신학과 13학번 김 모 씨는 "단식농성 현장에서도 공권력의 비효율성을 목격하고 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비효율성의 의미를 묻자 김 씨는 "단식농성을 시작하려 하니 경찰병력이 에워 쌌다. 이어 함께 있던 시민들을 연행하려 했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여준 공권력의 비효율적 운영이 이곳에서 고스란히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고 답했다. 
 
김 씨의 심경은 성명서에도 엿볼 수 있다. 성명서엔 "일주일 전, 5월8일. 감리교 신학대 학우들이 세종대왕상 기습 시위를 펼치자 번개 같이 달려들어 연행해 갔던 신속함이라면 이미 우리의 동생들은 다 구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며 청와대로 향한 우리의 부모님들을 사냥하듯 한데 몰아 고립시켰던 경찰들의 그 민첩한 행동이 왜 우리 동생들을 구조해 내는데는 쓰이지 못했는가?"라고 적혀 있다. 
 
단식농성 중인 학생들은 정부에 대해 희생자 가족들 요구의 무조건 수용, 내각 총사퇴, 참사 책임에 대한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 등 세 가지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21일(수) 오전 9시까지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다. 
 
김 씨는 "우리 요구가 지극히 상식적이기에 거부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견고하기에 세월호 참사를 깨끗이 해결하면 분명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요구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 씨는 "신학생들이 잇달아 행동에 나서니까 공권력이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만약 정부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으면 행동이 어디로 이어질지 우리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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