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화연구원, “김정욱 목사 송환에 정부가 나서길”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김정욱 목사.
평화재단(이사장 법륜 정토회 지도법사)의 평화연구원(원장 김형기 연세대 교수)은 5월 27일자 <현안진단> 99호에서 현재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목사의 송환에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외면당하는 구조 요청: 북한 억류자와 이산가족, 그리고 남북관계의 골든타임”이라는 제하의 현안 진단에서 평화연구원은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겁니까?”라며 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김 목사는 중국 단동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되었다. 그는 북한에 지하교회를 세우려 했고 국정원의 돈을 받아 북한 주민을 포섭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만일 “북한의 재판정에서 그의 행위가 ‘반국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받으면 최고 형량은 사형이다”고 <현안진단>은 전했다. 그가 북한에서 자청한 인터뷰가 세월호 사건 하루 전인 4월15에 남한에 방송되었지만 세월호 참사 때문에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상 그는 공개적으로 구조 요청을 한 것이었고 지금도 국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전체가 통절한 반성과 국가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에 몰입하고 있지만 생명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과 어떤 시점이라도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도 절규하는 교훈이지 않은가? 
 
아래는 <현안진단> 99호의 내용 중에서 김정욱 목사와 관련된 부분만 평화연구원의 허락을 받아 전재한 것이다. 
 
세월호 사태 이후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관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국가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탐욕의 무게로 침몰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에 우리들은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사람의 가치가 물질의 가치보다 중하게 여겨져야 하며, 이와 관련된 국가 책무가 보다 엄중해야 한다는 기본을 망각했던 대한민국 사회는 속죄와 회개의 분위기 속에 국가시스템의 개혁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는 대한민국 종교인 한 명이 벌써 8개월째 북한에 억류중이라는 사실에 거의 관심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중국 단동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2013년 10월7일 밀수선을 타고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된 김정욱 목사다. 그는 북한에 지하교회를 세우려 했고 국정원의 돈을 받아 북한 주민을 포섭하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5개월만인 지난 2월27일 북한이 그의 기자회견을 방송함으로써 우리는 그의 억류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는 회견에서 “가족에게 내가 건강하게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북측에) 기자회견을 요구했다”며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통일부는 즉각 대북통지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은 이의 수령을 거부했다. 이에 통일부는 그의 석방 및 송환을 공개 촉구했고 국제적십자위원회와 북한에 공관을 둔 외국정부에게도 협조를 요청했다. 국정원도 자신의 연루 주장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정도밖에는 그를 구출하려는 다른 노력들은 알려진 것이 없다.

상황에 변화가 없자 김 목사는 다시 북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재판 기소단계에 있다”고 근황을 알리며 “가족에게 안부를 전한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 하루 전(4월15일)에 보도된 그의 인터뷰는 세월호 참사에 덮여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북한의 재판정에서 그의 행위가 ‘반국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받으면 최고 형량은 사형이다. 그는 두 번씩이나 공개적으로 구조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대한민국의 구출 노력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되었을 경우에 미국은 전직 대통령이나 주지사 등 거물급이 방북하여 협상을 통해 보석금 등을 내고 자국민을 구출해 왔다. 과거 서독도 동독의 정치범을 구출하기 위해 민간을 통해 동독 재판과정에 간여하고 보석금을 주고 풀려나게 해서 서독에 데려왔다. 이것이 소위 ‘돈을 주고 자유를 사는 방법’(Freikauf)으로 알려진 실제 내용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이나 김 목사의 주소지인 포항의 시장이나 도지사가 방북하여 피고인 접견을 요구하고 보석금을 내고서라도 데려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면 민간 차원에서 변호사협회 등이 같이 나설 수도 있겠다. 최근 코레일 사장이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의 방북과 같은 기회를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국민을 보호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발휘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2004년 7월 이라크 무장집단에 의해 납치 피살된 김선일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야당의 박근혜 대표는 국회연설을 통해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기회는 있다. 박근혜 정부는 김정욱 목사의 구출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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