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인권센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지방문

▲지난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측은 한남대교 남단 다리 아래서 농성 중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지지방문한 뒤 성금을 전달했다. ⓒNCCK 제공

지난달 17일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양산센터 분회장이 사측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났다. 그는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다."며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5월 19일부터 노조 인정과 임금체계 개선 등을 회사에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인권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의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오병이어 모금'을 시작했고, 일주일 후인 6월 2일 모아진 성금을 노조에 전달했다.  
     
금번 ‘오병이어 모금’은 삼성전자서비스노조를 돕기 위한 도시락 나누기 운동이다. 단 한 끼만이라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식사를 나누고 싶다는 취지로 한 사람이 5인분의 식대로 3만원을 내어 120명이 손을 잡으면 약 700명의 노조원들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계획에서 나왔다.    
     
인권센터측은 "'기업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사회가 지속되며 세간의 주목이 향해있지 않은 곳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들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교계의 많은 분들에게 오병이어의 기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해 오늘 소중한 나눔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병이어 기금’은 6월 2일 서울 한남대교 남단 다리 아래에서 NCCK 김영주 총무가 노조에 전달됐다. 당초 삼성전자 본관이 있는 서초동에서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장소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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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금 전달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인권센터 허원배 이사장은 "노조를 부정하는 것은 최소한의 국민권리를 부정하는 반 민주적 만행"이라며 "독재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 같은 만행에 한국교회도 적극적으로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함께 못한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하고 있다"며 "승리의 그날까지 정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래는 허원배 이사장의 지지발언 원문입니다.
 
삼가 염호석 열사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고 여러분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큰일 났습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이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무슨 기업의 문제가 아니고 노동조합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지 노조를 결성하고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람이 죽어가야 하는 세상은 정상적인 나라일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노조가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닙니까? 
 
노조를 부정하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헌법을 부정하고 이 나라가 민주 공화국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최소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부정하는 자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사람을 시신을 강탈했다고 하는데 이건 만행입니다. 독재정권에서도 쉽게 하지 못했던 만행입니다. 이런 것을 두 눈뜨고 바라봐야 하는 심정이 참담하고 괴롭습니다. 
 
세월호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수장 당했습니다. 같은 일을 반복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입 불의한 현실에 가만히 있지 않고 일어서 싸우는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도 여러분들의 이 자랑스런 투쟁에 더 깊이 함께 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투쟁과 고통과 아픔은 이제 더 이상 여러분들의 것만은 아닙니다. 염호석 열사의 죽음의 고통과 아픔은 한국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한국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비록 적은 힘이나마 더 깊이 여러분과 연대해 가겠습니다. 이런 연대의 의지를 모아 아주 적은 정성을 준비했습니다. 비록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두어 여기 담아 왔습니다.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밥을 나누어 먹자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식사 한 끼 값 정도 되겠지만 밥을 나누면 기적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부디 힘내시고 승리의 그날까지 전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도 여러분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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